오늘 하루

"벚꽃 그리고 선인장"

소리유리 2024. 4. 1. 12:44
728x90
반응형

아직 몸상태가 그저 그렇다.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이것저것 할 일을 한다. 

 

아내와 아침을 먹고 산책에 나선다. 

경의선숲길엔 벚나무가 많다. 

아직 만개하진 않았지만 중간중간 활짝 핀 벚꽃들이 있다. 

어젯밤에 찍은 '연남동 벚꽃집'을 아침에 찍어본다. 

 

 

연남동길을 지나 책거리로 들어선다. 

이곳에도 벚꽃이 활짝 핀 몇 그루의 벚나무가 있다.  

사람들이 중간중간 사진을 찍고 있다. 

나도 따라서 한 번 찍어본다. 

 

 

이번 주 중에 더 많은 벚꽃들이 필 것 같다. 

주말엔 온통 사람들로 가득 찰 것 같다.

가까운 곳에 벚꽃 구경할 곳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연남동, 성산동에 평생 살았다. 

주택가라서 그냥 좋았는데 경의선숲길, 홍제천길이 있어 더 좋아졌다. 

아파트 대단지가 없어 평상시 한적하고 좋다. 

 

 

책거리에서 서강역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를 건넌다. 

이 구름다리를 세울 때 지역 상인들의 반대가 많았다. 

왜 반대하는지는 잘 모른다. 

확실한 것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만...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겐 참 고마운 다리다. 

 

 

이 거리를 지나면 공덕오거리 쪽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벚꽃으로 가장 좋은 길이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 보니 거의 피지 않았다. 

이번주말이나 다음주가 피크일 것 같다. 

 

경의선숲길 끝까지 찍고 돌아온다. 

커뮤니티센터에 자리를 잡는다. 

전기코드가 있는 자리가 다 찾다. 

입구 쪽에 한 자리만 있다. 

이 자리는 처음 앉아본다. 

 

 

벚꽃이야기를 많이 했다. 

문득 벚꽃에 대해 찾아본다. 

나무위키에 벚꽃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벚꽃은 벚나무의 꽃이다.

봄에 화창하게 피는 분홍색, 또는 하얀색 꽃잎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꽃말은 아름다운 정신(영혼), 정신적 사랑, 삶의 아름다움이다.
그 외에도 절세미인,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 순결, 뛰어난 아름다움, 정신미, 교양, 부(富), 그리고 번영을 뜻하기도 한다."

 

좋은 꽃말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정신, 정신적 사랑, 삶의 아름다움, 절세미인, 부, 번영...

벚꽃의 개화시기에 대해서 이렇게 적혀있다. 

 

"개화 시기는 3월 하순(남부지방)~4월 상순(중부지방)이다.

절정은 4월 초~중순.  

즉, 벚꽃은 완연한 봄으로 느낄 무렵에 피어서 며칠 동안 나무를 뒤덮다가 꽃이 떨어지고 잎이 나며 진다.

벚꽃이 만발할 때에는 그 거리의 모습이 아름답기에 그 순간을 위해 미리 벚나무를 심기도 한다."

 

개화기간은 짧다.

며칠 동안 나무를 뒤덮다가 꽃이 떨어지고 잎이 나며 진다.

혹 만발할 때 비가 오면 그걸로 끝이다.

만발할 때의 아름다움에 비해 너무 짧은 시간을 유지한다. 

 

조금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벚꽃이 만발할 때 모습이 아름답기에 그 순간을 위해 벚나무를 심는다...

짧은 한 순간을한순간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그 한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다른 면에서 보면 이 시각은 아름다움을 보고 싶은 우리의 입장이다. 벚나무는 벚꽃이 떨어지면 끝이 아니다.  화려한 꽃을 보여주는 짧은 시기가 있지만 더 긴 시간의 벚나무의 생이 있다. 벚나무를 나무위키에 찾아본다. 

 

"자생력이 아주 뛰어나다.

팔만대장경판의 반 이상이 벚나무 재질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껍질도 매우 질겨서 조선 시대에는 주력 무기인 각궁을 만들 때 벚나무 껍질로 겉면을 감아 마무리를 했고, 또한 김구의 백범일지에도 "함경도에선 초가 대신 벚나무 껍질로 지붕을 만드는데,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여간해선 벗겨지지 않는 탁월한 응집력에 김구가 감탄했다"는 일화가 있다.

공해에도 강하여 자동차의 매연 등 공해가 심한 도심의 가로수로 심기도 한다. 

위에 썼듯이 목재로서 아주 우수하다. 

결이 아름답고 매우 단단하여 가구나 식기로 만들어 썼다. 

잘 마른 상태에서는 웬만한 가정용 톱으로는 잘 잘리지 않고, 옹이에 걸리면 대패 이가 빠질 만큼 단단하다.

목재의 향이 좋아서 바비큐 훈연 목재로 최상이다. 

다른 장미나무속이나 벚나무 속 과실나무들도 마찬가지이나, 훈연재로 쓰면 아주 고급스럽고 우아한 향기가 나며 쇠고기, 돼지고기, 새고기에 다 잘 어울린다. 

더불어 한반도의 웬만한 산에서 자생하고, 가로수로 많이 쓰는 나무라서, 자연히 꺾인 가지라든지 봄철 지자체에서 가로수 가지치기할 때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명이 짧은 것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화엄사 올벚나무는 400년을 살았고, 일본에는 천 년이 넘는 올벚나무가 여러 그루 있는 등 종류에 따라 다르다.

나무 자체는 튼튼하고 상처를 입히기도 어렵지만 한번 상처가 나면 취약하다. 

가지를 꺾으면 노출된 단면부터 썩어 들어간다. 가지치기를 할 때에도 정말 최소한의 가지만 잘라야 한다.

봄철에 피는 벚꽃이 풍성하고 아름다워 봄 계절의 상징으로 꼽힌다. 

가을에도 단풍이 풍성하게 들어서 가을 길거리 정취를 만드는 주요 역할을 한다."

 

길게 옮겨본다. 

벚나무에 대해 잘 적혀있다. 

'벚꽃'에만 시선을 집중할 때 벚꽃을 내는 '벚나무'를 보지 못한다. 

 

벚꽃이 시들면 끝나는 것처럼 치부해 버릴 벚나무가 아니다. 

사람의 인생도 그렇다. 

한 때 아주 화려한 꽃을 피울 때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이다. 

 

그리고 그 사람 자체가 언젠가 더 화려한 꽃을 피울 때가 온다. 

이해인 수녀의 '선인장'이라는 시가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다. 

벚꽃보다 더 아름다운 꽃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인생에서의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물게 하실 날을 기대하며 시를 소개해본다. 

 

 

"선인장"

 

사막에서도

나를

살게 하셨읍니다

 

쓰디쓴 목마름도

필요한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내 푸른 살을

고통의 가시들로

축복하신 당신

 

피 묻은

인고(忍苦)의 세월

견딜 힘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 있는

그 어느 날 

 

가장 긴 가시 끝에

가장 화려한 꽃 한 송이

피워 물게 하셨습니다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 제3시집)

LIST

'오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연(當然) 그리고 역기능적 교회"  (0) 2024.04.03
"봄맞이"  (0) 2024.04.02
"글로벌 동네 연남동"  (0) 2024.03.31
"내게 맞는 처방"  (0) 2024.03.31
"환자... 환장"  (0) 202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