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104

"나와라!"

아침 산책을 한다. 날씨는 좋다. 공기도 맑고 기온도 딱 좋다.  산책 중에 지난번 담임 목사로부터 상처받은 후배와 통화를 한다. 카톡에서 다 못한 이야기를 전화로 듣는다. 그리고 똑같은 대답을 해준다.  '나와라' 후배는 어려서부터 다녔던 교회라 고민한다.  나도 보통 교회 옮기라는 말은 잘하지 않는다. 교회에서 사람관계의 어려움...극단적으로 말해서 사기 친 사람이 같은 교회 다녀도 교회 옮기라고 하진 않는다.  하지만 담임 목사와 관계가 틀어지면 다르다. 그것도 그냥 서운하거나 다른 감정적 문제가 아닌 비성경적인 언행, 가르침, 설교는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옮겨야 한다. 아니 교회가 아닌 '그곳'에서 빨리 탈출해야 한다.  참고 견디다 보면 해결되기보다는 본인이 망가진다. 신앙생활의 걸림돌이 된다..

오늘 생각 2024.11.13

"그래 다행이다..."

첫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온다. 차가 많이 막힌다. 아내와 아이들도 좀 지쳐있다.  어제 만든 김치찜으로 저녁을 때운다. 아이들은 첫 예배의 기쁨도 있지만 용돈이 생긴 것에 더 기쁨이 있는 듯하다.오랜만에 본 분들이 아이들의 용돈을 몰래몰래 챙겨주셨다. 세뱃돈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좋아한다.  ... '첫 예배 축하' 문자도 온다. 그리고 교회 개척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할 문자도 온다.  사실 오늘 제일 힘들었던 것은 감정의 절제였다. 익히 사정을 알고 지내던 분을 볼 때 울컥한다. 그분도 울컥한다.말은 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이해한다. 아내의 대표기도 소리에 울컥한다. 더 아무렇지 않은 듯 생각과 시선을 돌리고 감정을 절제한다.  완전히 잊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진짜는 평생 잊지 못한다이다. 물론 그것..

오늘 생각 2024.11.10

"사람 구경"

저녁에 경의선숲길을 걷는다. 금요일이라 사람들이 많다. 다들 불금을 보내기 위해 애쓰는 것 같다.  버스킹 하는 사람도 있다. 모른 척 지나가는 사람, 멈춰서는 사람. 버스킹을 구경하고 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다양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함께 있다. 산책하는 사람, 러닝 하는 사람, 날 잡아 연남동에 온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의 표정도 다양하다. 걸음걸이도 사람마다 다르다.  홍제천에 비해 경의선숲길은 사람 구경하기 좋다. 유심히 바라보는 것은 아니지만 슬쩍슬쩍 보는 재미가 있다. 멀리서 혹은 옆을 스쳐 지나가며 자연스럽게 추측도 한다.  한 마디로 별의별 사람들이 다 이곳에 모여든다.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다양함이 잘 어울려져 있는..

오늘 생각 2024.10.12

"사람과 고양이"

어제일이다. 첫째가 마포중앙도서관에 있는 '스페이스' 스터디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 500원에 8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 저렴하다. 또한 시간도 새벽 2시까지 운영한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한 첫째를 데리러 간다. 운전하고 가는데 한 여성이 오른쪽에서 온다. 좌우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음... 한 마디로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 이어폰을 꽂았는지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간다. 골목이라 속도를 내지 않아 바로 섰다.   몇 미터 가는데 이번엔 고양이다. 검은 고양이가 눈치를 보며 후다닥 지나간다. 우습다.  사람은 차가 오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 갈길만 가고, 고양인 눈치를 보며 피한다. 물론 차가 조심해야 한다. 골목이라 속도를 줄여서 사고는 없었지만 사람과 고양이가 연속 등장하..

오늘 생각 2024.09.29

"독자의 권리"

수요설교를 준비한다. 설교할 부분의 자료 파일이 없다.  아마도 그곳에 있는 것 같다.  지인을 통해 컴퓨터 파일 복사된 것을 받았는데 완벽하진 않다. 중간중간 없는 것들이 많다. 설교 자료부터 다시 찾는다.  사도신경 관계된 책을 찾아 읽는다. 첫 번째 책은 앞에 한 문장 외엔 좀 그렇다. 나머지 두 권은 색깔, 방향이 서로 다르다. 다른 것은 좋다. 줄을 그어가며 읽는다.  아직 설교 작성을 다 못했는데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줄 시간이다. 후다닥 데려다주고 다시 작성하기 시작한다. 오늘 산책도 못했는데... 설교 올리는데 집중한다.  드디어 올렸다. 설교문을 작성하고 기분 좋을 때가 있고 조금 그럴 때가 있다. 오늘은 찝찝하지 않지만 썩 기분 좋지는 않다. 시간 될 때 조금 손질을 해야겠다.  잠시 산..

오늘 생각 2024.09.26

"기도 연기"

얼마 전 밤 산책을 하며 아내가 말한다. 그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준 것을 생각하면 너무 기분이 나쁘고 소름 끼친다고... 그곳에 아내와 갔을 때 일이다. 처음 순서를 배정받아 갔다. 3층으로 올라가 그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을 걱정하며 하는 말과 분위기가 좀 이상하고 찝찝하다. 시간이 됐다. 기도하자고 한다. 물론 나와 가족을 위한 좋은 이야기들이다. 문제는 연기였다. 다 결정된 상태에서 아닌 척하며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척하는 기도 연기였다. 지나고 나니 그 기도가 소름 돋는 것이 됐다. 본인이 계획하고 진행하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부정과 불공정을 진행하면서 전혀 아닌 척 연기하며 기도 연기를 하는 것... 아내는 그때를 말하는 것이다. 여전히 가끔씩 분노한다. 기도에 분노..

오늘 생각 2024.09.19

"소확행"

순간 눈이 떠지고 다시 잠들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그것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아니 그들이 알게 했다.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그렇다 잠을 잘 자는 것은 큰 행복이다.특히 문득 눈이 떠지고 다시 잠드는 것이 그렇다.소확행이다!잠을 위해 몸을 피곤하게 만든다.최소 만보, 가능하면 만 오천보, 시간이 나면 이만 보도 넘길 때도 있다.하지만 육체와 정신이 꼭 비례하지 않다.내겐 잠드는 것과 깨는 것에 차이가 있다.육체적 피곤함은 잠드는 것에 도움이 되지만 깼을 때는 무용지물이다.눈이 떠지고 피곤한 상태로 깨어있다.정신과 육체는 분명 서로 영향을 미친다.하지만 한쪽으로 다른 한쪽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이 ..

오늘 생각 2024.09.12

"상처와 흉터"

손에 흉터가 이곳저곳에 있다.상처가 나고 회복되면 자국이 남는다. 피부가 썩 좋은 편은 아닌 듯싶다. 중고등학교 때는 아토피로 힘들어하기도 했다.  아이들도 학교를 다니면 이리저리 잘 다친다. 학교에서 종종 다쳐서 보건실을 자주 가고 선생님에게 또 왔냐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이다. 넘어지고, 긁히고, 피가 나기도 한다. 상처를 소독하고 흉터가 최대한 남지 않게 메디폼을 붙인다. 잘 다치는 아이들 때문에 인터넷으로 메디폼 보다 얇은 듀오덤 엑스트라씬을 대량 구매해서 구비해 놓는다.   상처와 흉터...비슷한 말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상처는 '몸을 다쳐 부상을 입은 자리'를 말한다.흉터는 '상처가 아문 후에 피부에 남은 자국'이다. 상처가 먼저고 아문 후에 남는 것이 흉터다.  흉터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선..

오늘 생각 2024.09.10

"본문이 기억나는 설교"

지난번부터 미뤄온 지인을 만난다. 서로의 소식도 묻고 개척 이야기도 한다. 개척에 함께 한다면 큰 힘이 될 친구다. 아니 동역자로 함께 했으면 하는 친구다.  하지만 사정상 함께 할 수 없다.많이 아쉽다. 예상할 수 있는 누군가가 아닌 예상하지 못한 누군가와의 새로운 만남을 기대해 본다.  ... 요즘 예배에 집중하지 못한다. 특히 설교에 있어서 그렇다. 이상하게 말하면 설교 본문이 기억나지 않는 성경에서 벗어나지 않은 설교다. 좋은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좀 전에 읽은 본문은 기억나지 않는다.내용이 크게 성경에서 벗어나지도 않는다. 강해설교 같지만 주제설교다.  따지는 나쁜 버릇(?)이 있다.그냥 '아멘'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성격이 아니다. 좋은 말씀이긴 한데... 그날 읽은 성경 본문과 크게 상관은 ..

오늘 생각 2024.09.08

"도피성"

오후에 산책을 나간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걷기 좋은 날이다.   ... 그곳 또는 그 사람 소식은 전혀 모른다. 그곳 사람들과 연락도 거의 하지 않고, 그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지 않는다. 그곳이나 그 사람의 이름조차 떠올리기 싫은 탓도 있다. 며칠 전 친한 목사와 통화하다가 그곳 이름이 나왔다. 기독신문에 그곳 광고 같은 것을 보고 내게 말해준다. 별 관심 없다고 말한다. 내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은 이런 행태에 대해 그곳 욕(?)을 한다.  무슨 책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책도 나왔다고 한다. 그것도 관심 없다. 다만 책을 썼다는 그 자체가 놀랍고 어이없다.  제목도, 무슨 내용의 책인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사람들이 읽기에 선하고 좋은 말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보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한..

오늘 생각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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