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수건"

소리유리 2024. 3. 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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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지 않아 아이들 머리숱이 많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 덕분(?)에 수건을 많이 쓴다.
머리를 감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순식간에 많은 수건이 빨래통을 향한다.

때마침 화장실 수건이 없다.
어젯밤 수건을 건조기에 돌리고 잤다.

수건을 꺼내 갠다.

20년을 있다 보니 그곳 이름이 박힌 수건이 많다.
보통 습관적으로 이름이 보이도록 갠다.
오늘은 왠지 거슬린다.
몇 장을 개다가 뒤집어 갠다.
그곳 이름이 보기 싫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자동적인 반응행동이다.

 

 

실상을 알고 나서는 그곳의 홈페이지도 그곳과 연관된 것은 찾지도 보지도 않는다.  

그 사람도 함께 동조한 사람들도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마도 평생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예수님은 의인이 아닌 죄인들을 부르러 오셨다.

죄인들이 모인 곳이 교회다. 

그렇다고 죄짓는 것을 당연시하며 합리화하는 것은 안 된다. 

 

... 수건은 그냥 수건일 뿐이다. 
어떤 색깔,  촉감이나 혹 어떤 이름이 새겨져도 그냥 수건이다. 

하지만 왠지 오늘은 그 이름이 거슬린다. 

긴 세월만큼 생활에 연결되는 것이 참 많다. 

 

수건을 오래 쓰면 발걸레로 등급이 내려간다. 

그 등급은 아내가 정한다. 

수건이 발걸레로 떨어지면 그땐 지금보다 무뎌질까?

 

아내는 망각의 은혜보다는 잊지 말자고 말한다.

지난 새벽기도 설교를 듣고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불의를 행하면 안 된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큰 힘을 얻었다고...

본인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의지로 도리어 잊을 것이 아니라 기억하자고 하는 것 같다.

 

반면교사로 기억하고 앞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한다. 

그곳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전히 공의와 정의를 외치겠지만...

이번 주간이라도 가식적인 모습을 덜어내길... 

그 모습 때문에 이번 주간이 있어야만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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