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촌철살인"(寸鐵殺人)

소리유리 2024. 3. 1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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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아이들이 아빠는 말을 좀 못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내도 아이들과 같은 내용으로 지적(?)한다. 

사실 아이들을 야단칠 때도 소리 지르기보다는 차근차근 말하며 혼낼 때가 많다.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따지면서 차근차근 말하면 어느새 아이들이 울고 있다.  

 

말이라는 것은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다. 

 

또한 글도 마찬가지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말'이나 '글'은 상대방에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다.

선물로 혹은 무기로.  

하지만 그 힘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있다.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뜻으로, 짧은 경구로도 사람을 크게 감동시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무서운 말이다.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는 글이나 말이다.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은 비유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로 일어난다. 

악플과 악담, 마녀사냥 등으로 사람의 목숨까지 뺏는다. 

 

사용하는 사람은 별거 아닌 것처럼 하지만 듣고 읽는 사람에게는 살인도구로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말과 글이 강력하고 치명적 무기가 되어 나를 공격하고 위협한 수많은 일들! 

그 공격에 두려움,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까지... 더 심각한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당해본 사람은 안다.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가 점점 다가올수록 거대한 송곳으로, 섬뜩한 칼로 변한다는 것을...

나를 찌르고, 난도질하고 평생 아물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시시때때로 나를 소스라치게 만든다는 것을!

 

촌철살인이 현실에서 일어난다. 

때린 사람은 몰라도 맞은 사람은 안다.

마음에 강제로 새겨진다. 

 

그것도 일대일이 아닌 일대 다수라면 더 심각하다. 

집단 폭행을 '말'과 '글'로 당했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촌철살인'이다. 

아니 '촌철살해'다. 

 

잊을 수 없는 경험과 기억. 

마음에 각인된 현재 같은 과거.

망각의 힘이 발휘하기 힘든 영역을 만들어버렸다. 

 

그래... 나는 조심하자. 

그 사람과 다른 말과 글을 남기자. 

그곳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자. 

 

오늘도 분노를 다짐으로 바꾸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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