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사연(事緣)의 나비효과"

소리유리 2024. 3. 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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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늘은 경의선숲길로 간다.
경의선 끝까지 찍고 커뮤니티센터로 간다.


커뮤니티센터에 도착해 노트북을 꺼낸다.
전원을 연결하려는데 이상하다.
어댑터가 110V 모양이라 변환 플러그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집이나 마중물에 놓고 온 듯하다.

설교만 올리는 시간이면 배터리로 되겠지 하는 생각에 전원을 누른다
배터리 용량 11%!
노트북을 다시 정리한다.
스마트폰으로 글 하나만 올리고 컴백해야겠다.


아름인도서관은 시끌벅적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이곳은 한적하고 조용하다.
사람들도 남성이 대부분이다.

어떤 사람들일까?
이곳에 올 때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도 있다.
각자 사정이 있고 사연들이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사연을 안고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사연도 있고 아무에게도 말 못 할 사연도 있다.

사연(事緣)...
'복잡하게 얽힌 일의 앞뒤 사정이나 그 내용'을 말한다.
아직 내 사연을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
특히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내가 사연을 말한 사람은 극소수고 아마도 아는 분들은 '오늘'을 통해 사연을 아는 듯싶다.

종종 연락이 와서 '오늘'을 잘 보고 있다고 말을 전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근래 이곳을 통해 모르던 일을 알게 되어 충격이라는 사람도 있다.

이전에 한 번 통화한 분은 일부러 사연을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얼마 전에 다른 이를 통해 내 사연을 들으신 분도 있다.
반응은 물론 분노다.

복잡하게 얽힌 일! 앞뒤 사정이나 내용.
내 사연은 복잡하지 않다.
아주 단순한다.

지난번 둘째 부서 담당 목사님이 아빠가 목사인 줄 알고 사연을 물어보셨다고 한다.
둘째가 아주 간단하게 사연을 전했다.
아이가 전할만큼 내 사연은 간단하다.

그리고 한 마디로 '뒤통수 세게 맞았다'라고 내 사연을 요약전달했다.
물론 듣는 분의 반응은 놀라움이었다.

앞뒤 사정이나 그 내용...
내 입장에선 아주 간단하다.
사정이나 내용을 알 수 있는 음성이나 문자가 있어 명확하게 알고 사연을 전할 수 있다.

문제는 듣는 이들에게 있다.
내 사연으로 이제부터 듣는 이가 복잡하게 일이 얽히기 시작한다.
특히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부터 새로운 사연이 시작된다.

제일 큰 문제는 그 사람의 말을 듣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요즘 다른 분이 많이 하셔서 다행이겠지만...
그 사람과 눈도 마주치기 껄끄러운 일도 벌어진다.

그리고 그곳에 대한 문제도 발생한다.
정체성의 혼란이다.
그래선 안 될 곳이 세상보다 더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혼란은 소수만 경험한다.
그 소수 중 극소수의 연락을 종종 받는다.
대다수는 믿음(?)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잊고, 별일 아닌 듯이 넘기며 절대복종, 순종, 맹종한다.

이런 복잡한 사연들을 만들어내는 그 사람은 어떤 사연이 있어 이렇게 일을 만들었을까?
분명한 것은 그 중심에 있어야 할 분은 없다.
그분은 결코 부득이한 부정, 불의를 용납하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들어 버린 사연과 그 사연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사연... 그리고 그 사연으로 또 다른 사연들이 만들어진다.

물론 부정적인 사연의 연속이다.
파급효과는 한 마디로 나비효과다.
본인이 벌인 일... 아니 짓이라고 하고 싶다.
그 짓이 어떤 나비효과를 내고 있는지 이 고난주간에 생각했으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준이면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비효과의 여파가 크지 않길만을 바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며칠 전 아내가 그곳에 계신 분과 통화했다.
사정을 알고 교회에 냉담해지셨다.
다니긴 하지만 기대하지 않고 그곳을 나갈 기회만 찾는...

내 사연을 듣는 이들은 '세상에 이런 일'이라며 사람들에게 퍼 나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내 사연은 교회와 목사에 대한 심한 부정적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내 사연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늘에서의 손익계산서!
모든 손해의 책임은 처음 날갯짓한 그 사람에게 전적으로 청구될 것이다.

지금도 40년을 강조하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로 감성에 호소하지만 손익계산을 통한 손해배상이 냉정하게 위에서 청구될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독설이다.
오래전에 독설가였는데 다시 돌아가려나보다.
이것도 나비효과라면 자기 합리화일까...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큰 호수에 작은 돌멩이 아니 잎사귀 하나 살포시 얹어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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