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이제 곧 4월"

소리유리 2024. 3. 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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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간다.

한 달에 한 번 가는 병원이다.

보통 월요일에 갔었는데 너무 사람이 많다. 

병원에 도착해 보니 화요일에 오길 잘했다. 

 

집에 와서 바로 산책에 나선다. 

경의선숲길로 간다. 

가는 길에 '김진환 제과점'에 들린다. 

작고 허름한 가게지만 식빵으로 유명한 빵집이다. 

식빵 2개를 산다. 

한 개는 우리집, 다른 한 개는 둘째 형 선물.

 

 

이곳에서 형님이 사는 이대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형이 족발을 좋아하는데 본인 입맛에 맞는 족발을 시행착오 끝에 찾아내 종종 주문한다. 

'금메달 훈제족발'

지난번에도 한 개 줬는데 이번에 또 준다고 집으로 오라고 했다. 

산책 겸 받으러 간다. 

 

산책길에 비가 조금씩 왔는데 이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기는 상쾌하다. 

이곳저곳 사진을 찍는다. 

 

 

형 집을 가려면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천천히 올라간다. 

그래도 숨이 차다. 

평지는 잘 걷는데 언덕은 힘들다.

산행도 좀 해야겠다. 

 

식빵 건네주고 족발 받아 돌아간다. 

걸어서 왔고 다시 걸어간다는 내게 형이 한 마디 한다.  

'그렇게 걷는데 살은 왜 안 빠지냐?'

아이들이 밤에 오면 챙겨주다가 같이 먹어서 그렇다고 어정쩡한 핑계를 댄다. 

 

사실이긴 하다. 

예전에는 6시 이후로 잘 안 먹었는데... 

은근히 밤 늦게 종종 먹는다. 

먹는 걸 줄여야 살도 줄어든다. 

살 빼는 비결은 많이 넣지 않으면 되는데...

고난주간 살도 좀 빼야겠다. 

 

 

이대를 지나 신촌으로 간다. 

대학생들이 많아 왠지 활기차 보인다. 

경쟁사회에 어려움이 많은데 다들 힘내길!

 

다시 경의선숲길로 들어선다.

날이 좋아졌다. 

조금 더워진다. 

풍경이 좋다. 

 

 

파란 하늘을 보면 좀 시원함을 느낀다. 

답답한 마음도 풀리는 기분이다. 

이제 곧 4월이다. 

 

4월을 미국 시인 엘리어트는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그 당시 세계대전 이후라는 배경 아래 쓴 시다. 

이제 다가올 4월. 

 

내게 주어진 환경이 세계대전과는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쟁이었다. 

전쟁 이후에 맞이하는 4월!

엘리어트처럼 가장 잔인한 달이 아니길...

도리어 희망찬 달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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