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모험"

소리유리 2024. 3.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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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그렇고 날씨도 그렇고 왠지 꾸물꾸물(?)한 날이다. 

피곤한 몸과 정신을 잠시 집에 방치한다. 

점심을 먹고 산책길에 나선다. 

 

홍제천이다. 

오늘 걸음이 좀 늦다.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서 걸어간다. 

굳이 더 빨리 걷지 않는다. 

 

아름인도서관을 지나 더 걸어가려다 뒤돌아간다. 

요즘 계속 공사가 진행된다. 

반대편 쪽으로 걸어가도 되는데... 핑계다. 

아름인도서관에 자리를 잡는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멍하니 폭포 쪽을 보는데 끊어진 연이 있다. 

바람에 연의 꼬리가 흔들리고 있다. 

계속 부는 바람에 떨어질 것 같은데 나뭇가지 끝을 꽉 붙들고 있다. 

 

 

연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인다. 

바람을 타고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데 나뭇가지에 걸려 제자리에서 흔들리고 있다. 

흔들리는 연을 보고 있는데 다른 연이 올라온다.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밑으로 곤두박질친다. 

기회가 오면 순간포착을 해봐야겠다. 

 

어려서 연을 잘 날렸다. 

직접 연을 만들었다. 

비닐우산 살과 창호지로 방패연, 가오리연을 만들었다. 

나름 손재주가 있어 잘 만들고 잘 날렸다. 

 

연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연을 조정하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연을 만드는 것은 많이 어렵지 않다. 

연을 바람을 타게 하고 밀고 당기며 연줄을 팽팽하게 유지해야 한다. 

 

누가 조정하느냐에 따라 연은 낮게도 더 높게도 난다. 

연이 아주 불량품이 아닌 이상 연으로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물레를 잡은 사람의 손에 달렸다. 

바람을 타지 못한 연을 급한 마음에 실을 빨리 풀어버리면 금방 주저앉는다. 

또는 바람을 잘 타고 더 높이 올라가려는 연을 꽉 붙잡고 실을 풀어주지 않으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 

 

내가 연이 된 기분이다. 

돌풍에 실이 끊어지고 나뭇가지에 걸려버렸다.  

지금은 다시 실을 연결하는 시간이다. 

바람을 타고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분이 잘 조정해 주실 것을 기다리고 기대한다. 

 

 

조금 전 사라진 연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내려갔다 한다. 

실패와 성공? 

그냥 계속 도전한다. 

언제까지? 될 때까지!

 

폴 투르니에의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 글귀가 생각난다.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모험의 장애물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부에 있다

자기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모험으로 사는 인생의 출발점이다

만약 그 모험이 성공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많은 유익을 끼치게 될 것이다

설령 그 모험이 실패한다 할지라도 그 모험은 자기에게 유익을 준다

인생은 거대한 모험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지휘하는 모험이다."

 

하나님의 목적 안에서는 어떠한 실패도 더 이상 실패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지휘하는 모험 안에 있다면 말이다.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이 지휘하는 거대한 모험이라고 말한다. 

 

나의 모험이 지금 다른 이들에게 많은 유익을 끼치고 있는지...

또는 내 스스로에게 유익을 주고 있는지...

중요한 것은 여전히 내 인생이 하나님이 지휘하는 모험이라는 확신이다. 

어떻게 지휘하실지 기대하며 늘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 생강차를 타왔다. 

뚜껑을 열고 숨을 드리 마시면 매운 기가 확 들어온다. 

조심스럽게 마셔야 한다. 

또 잊었다. 기침을 한다. 

 

문득 앞으로 보니 실이 대각선으로 뻗어있다. 

실을 쫓아가본다. 

왼쪽 하늘 높이 연이 날고 있다. 

나가서 사진을 찍어본다.

작아서 잘 확인이 안 된다. 표시해 본다. 

 

 

어느새 아주 아주 높이 날고 있다. 

언젠가는! 

지금은 준비를 할 때다.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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