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나이 들어서..."

소리유리 2024. 3. 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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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인도서관이다.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설교를 작성한다. 
홍제폭포 근처에 사람들이 무척 많다. 
 
아름인도서관에 들어올 때 웬일인지 사람이 없어 놀랐다. 
하지만 곧 사람들로 자리가 꽉 찬다. 
날이 풀려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
설교 작성을 끝내고 나서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할머니 두 분이 도서관에 들어오셨다. 
 
바람이 쌀쌀한데 이곳에 들어오니 좋다고 큰 소리로 대화한다. 
한참 동안 큰 소리로 대화한다.  
직원분이 가서 이곳은 책을 읽는 곳이라고 작게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한다. 
할머니는 잘 안 들리시는지 더 크게 '뭐라고?'를 연발하신다.  
결국 직원분의 이야기를 이해하고는 밖으로 나가신다. 
 
어쩔 수 없다. 
나이 들어 잘 안 들리시니 큰 소리로 말할 수밖에...
육체적인 부분의 노화는 안타깝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나이 들어 사람이 변하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그동안 모르던 진짜 모습일 수도 있다. 
 
흔히 말한다.
옛날에 안 그랬는데 나이 들어서 변했다고...
변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 변한 것인지 본래 기질이 나이 들어 드러나는 것인지...
나이 들어 변하더라도 당연히 이해되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육체적 노화 또는 병으로 인한 상황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변한 모습이 알고 보니 그의 본래 모습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 
그동안 잘 감추었고, 큰일이 없어 작게 본모습이 나왔다. 
 
이번에 더 확실하게 깨닫게 됐다.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 보니 작게 작게 진짜 모습이 보였다는 것을...
사소한 것들이라 무시했지만 그 모습이 진짜 모습이었다. 
하지만 큰일이 생겨 본모습이 크게 드러났다.  
 
나이 들어 변했다는 말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너무 당연시하는 것은 그 나이 듦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확인사살이다. 
육체적, 병 등의 원인이 아니라면 그것도 그 사람의 것이다. 
'나이 들어서'라는 말을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해선 안 된다. 
 
조그마한 일에 여전히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종종 분노와 미움이 나온다. 
내일... 
종려주일로 시작되는 고난주간이다. 
조금 덜 분노하고 덜 미워하도록 해야겠다.
날 위해서라도...
 
나를 생각하고 그분을 더 생각하며 지금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 되자. 
시간이 더 많이 흘러갈수록 그 흘러간 시간에 걸맞은 사람이 되자.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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