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세 번째 안경"

소리유리 2024. 10. 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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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늦은 밤 첫째를 마포중앙도서관 스터디카페 '스페이스'에서 픽업해 온다. 

집으로 가는 길에 평상시와 아주 다르게, 너무나 다르게 말한다. 

아주 다정하게, 약간의 애교도 섞인 목소리로 첫째가 말한다.

 

말해도 뭐라고 하지 말라고...

'또 용돈 달라는 거냐?'는 말에 아니라고 한다. 

뭐냐는 말에 안경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음... 올해 3번째다. 

있던 안경이 잘 맞지 않아 새로 하고, 

새로 한 한경을 잃어 버려 또 새로 하고,

그리고 또 잃어버렸다. 

 

혼내지 않을 수가 없다.

구박하기 시작한다. 

평상시 안경을 늘 끼고 다니라고 하는데 듣지 않는다.  

 

첫째 눈이 좀 독특하다. 

난시, 근시, 원시가 다 섞어있다. 

게다가 양쪽 눈의 시력차가 있다. 

 

그래서 필요할 때만 쓰려고 한다. 

평상시 걸을 때 땅을 보면 좀 어지럽다고...

안경에 익숙해져야 하니까 계속 쓰라고 해도 잘 쓰지 않는다. 

문제는 안경을 빼고 쓰고 하다 보니 어디에 뒀는지 자주 잊는다. 

 

그리고 오늘 안경하러 가자고 한다. 

자주 잃어버려 용돈도 깎고 줘야 할 돈도 빼기로 한다.

집 근처 안경점에 또 간다. 

올해만 세 번째다!

 

 

안경테는 제일 싼 것으로 하라고 말한다. 

고르는데 오래 걸린다. 

안경 잘 잃어버리는 까칠하고 까다로운 첫째!

 

시력 측정은?

또 하고 싶다고 한다. 

측정한다. 

눈이 독특해서 시간이 꽤 걸린다. 

 

안경렌즈를 이전보다 좋은 걸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눈이 주인 닮아서... 물론 아이는 아빠 닮아서라고 한다. 

더 비싼 것을 하면 좋은데 자주 잃어버리니 이전보다 조금 비싼 걸로 하자고 한다. 

 

렌즈가 당장 없어 금요일에 나온다고 한다. 

엄카로 결제한다. 

그래도 감사하게 할인해 준다. 

이번 안경은 제발 오래가길...

 

아... 그리고 안경사분이 확실하게 말해주신다. 

안경 계속 쓰고 다니라고...

일부러 물어봤다. 

 

그분 말이 나와 똑같다. 

안경이 익숙해지려면 빼고, 또 익숙해지려면 빼고 하면 안 된다고...

운동하거나 특별한 때를 빼고 계속 쓰고 다니라고...

내 말은 그동안 효과가 없었지만 안경사분 말은 잘 듣겠지!

안경사분에게 다시 한번 강하게 말해달라고 한다. 

 

첫째는 '스페이스'로 나는 아내 치료실로 향한다. 

첫째는 시험공부, 나는 수요설교를 작성한다. 

금요일에 나오는 세 번째 안경을 끼고 시험도 잘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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