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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경의선숲길"

아침마다 날씨를 확인한다. 하루종일 비다. 나와보니 바람도 분다. 10도인데 쌀쌀하다. 연남동 쪽 경의선숲길은 그래도 사람이 꽤 있다. .. 잠을 잘 못 잤다. 이상한 꿈도 꾸고... 첫째가 눚게까지 공부하고 잘 때까지 기다리다가 잘 시간을 놓쳤다. 선잠을 잤다. 잠이 아주 달콤하지는 않다. '그래도' 하고 생각했던 사람에 대한 예상이 완전히 깨진 것이 의외로 충격이 크다. 역시 상처 중에 가장 큰 것은 사람에 대한 것인가 보다. 그것도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 암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늘도 우산을 쓰고라도 걷는다. 오늘도 애니메이트 카페 대기줄은 길다. 쓸데없는 일이라 치부하기엔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무시하는 것 같아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곳을 통해서 힘든 일들을 조금이..

오늘 하루 2023.12.11

"밤 산책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심란한 마음의 주일. 성경본문 중심의 설교가 참 좋다. 심란한 마음을 말씀을 통해 가라앉힌다. 아직은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지만 곧 나아지겠지. 둘째 아이와 홍대에서 만나 잠시 필요한 물품도 사고... 집에 와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많이 걷지 못했다. 늦은 밤. 잠시 산책을 간다. 서강대 근처에 학원이 많다. 경의선 숲길 옆에 몇 개의 건물이 들어섰는데 다 학원이다. 불이 환하게 켜있다. 기말고사 준비로 더 바쁜 학생들... 지치지 말고 하고 싶은 일들을 잘 해내길... 지나가며 그냥 응원해 본다. 푸시킨의 유명한 시가 떠오른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

오늘 하루 2023.12.11

"대표기도(1) - 기본"

교회에서 대표기도는 회중을 대표해서 하는 기도이다. 많은 성도들이 대표기도에 대해 부담을 갖는다. 교회에서 직분을 받아 감사하지만 대표기도는 늘 꺼려지고 힘든 부분이다. 심지어 목사들도 대표기도는 어려운 부분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문제가 아니라 기도를 듣는 청중들 때문이다. 내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내 기도를 듣고 평가할(?) 청중들이 신경 쓰인다.. 그래서 기독교 서적에서 꾸준히 팔리는 책이 대표기도문이고 인터넷에서도 많이 검색되는 단어가 대표기도이다. 대표기도 순서가 정해지고 내 순서가 확인되면 그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불안하다. 대표기도문을 작성한다. 고치고 또 고치고, 책을 참고하기도 하고, 인터넷에 검색해서 복사하기도 한다. 미사여구를 ..

오늘 신앙 2023.12.10

"정체성(2) 여호와의 군대장관"(수 5:13~15)

요즘은 교회에서 문학의 밤을 많이 하지 않지만 십수 년 전에는 매년 가을이 되면 교회마다 문학의 밤 행사를 했습니다. 문학의 밤 프로그램을 짜면서 꼭 들어가는 것이 콩트였습니다. 이런저런 대본을 많이 써보았지만 가장 쓰기 힘든 대본이 콩트 대본입니다. 한 번은 주제를 ‘동문서답’으로 잡고 대본을 썼습니다. 대화가 엉뚱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자꾸 상식적으로 흘렀습니다. 그래서 쓰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점심 뭐 먹었어?’라는 말에 ‘오백 원이야!’ 최소한 이 정도로 엉뚱하게 대답해야 하는데 자꾸 질문에 맞는 답을 쓰게 됩니다. 이때 동문서답하는 것이 의외로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질문을 들으면 보통 그 질문에 맞게 대답을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상하게 생각하죠. 삶 속에서 벌어지는 상식에 벗어난..

오늘 설교 2023.12.09

"폭포책방 아름人도서관"

서대문 홍제폭포까지 계속 걷는다. 새로운 길이 생겼다. 지난번에 열심히 공사하더니 금방 구름다리가 생겼다. 걷는 것은 똑같지만 아래서 걷는 것과 위에서 걷는 느낌이 다르다. 폭포책방 아름인도서관에 들어왔다. 여기도 좋다. 카페는 붐볐는데 여긴 한적하다. 책도 있고 대여도 가능하고, 조용한 음악도 흘러나온다.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도 잘 준비되어 있다. 물론 경치도 좋다. 노트북을 키고 끄적인다. 요즘 부정적인 글을 많이 쓰며 부정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나를 자극하는 여러 소식들과 그 사실을 직면하면서 분노한 것도 사실이다.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자기합리화 해본다. 내가 이곳에서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다는 것도 알지만 이곳은 내 비상구이다. 탈출구이다. 지금은 어두운, 빛이 들지 않..

오늘 하루 2023.12.09

"홍제천길"

주말엔 홍제천길을 걷는다. 경의선숲길은 사람이 너무 많다. 날씨가 따뜻하다. 공기는 좀 탁하다. 날씨가 추울 때 보이지 않던 물고기가 많이 보인다. 정말 많고 크다. 그동안 다들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웃옷을 손에 쥐고 걷는 사람들이 많다. 다들 열심히 산책하고 운동한다. 주말에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홍제천에 다리보수와 징검다리 놓는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로 인해 물이 탁하다. 물이나 사람, 일도 마찬가지이다. 일이 생기면 탁해진다. 혼란스럽다. 공사가 끝나면 물이 깨끗해지겠지. 기간이 문제다. 얼마나 공사가 오래 걸릴지. 맑고 깨끗한 물이 다시 흐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지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 ... 산책길이짐이 덜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그 자체의 의미를 찾을 때까지 열심히 걷자! ..

오늘 하루 2023.12.09

"영적 무감각증"

일명 "무한증을 동반한 선천성 통증 무감각증"이라 하는 무감각증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유전성 질병으로, 희귀병의 하나라고 한다. 아주 무서운 질병이다.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이라도 한다. 살아가면서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하면서 슬픈 일이다. 통증, 추위, 더위 등을 느끼지 못한다. 신체에 어떤 이상 증상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희귀 질병이다. 이 무감각증이 신앙에 적용될 때 아주 심각해진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좋은 게 좋다고 그냥 넘어갈 때가 많다. 특히 교회에서 그렇다. 그 누구도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적무감각증이다. 사적인 문제에는 분노하지만 교회에서 진행되는 부정한 일이나 사회적 지탄의..

오늘 신앙 2023.12.09

"페르시안 전령 증후군(Persian Messenger Syndrome)"

페르시안 황제들이 패전보고를 가지고 온 전령의 목을 베었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패전의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본인이 듣기 싫은 소리를 전하는 전령을 죽이는 이해 못 할 이야기다.이 이야기를 통해 언론과 지도자의 양쪽측면에서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지도자가 비판에 수용적이지 못하면 그 모임은 건전하지 않다.또한 지도자의 잘못에 아무도 말 못 하는 모임도 마찬가지이다.비판에 수용적이지 못한 지도자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다.그 세계를 위협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적이 된다.그가 아군이든 충신이든 심지어 가족이라도 적이 된다. 이러한 많은 시간을 반복하게 되면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말해도 소용없다.  침묵은 스스로 용납하기 힘들어도 안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로 합리화한다.자기 검열을 통해..

오늘 생각 2023.12.09

"거짓말 하지 말자! -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출근하듯이 커뮤니티센터에 자리를 잡았다. 늦게 나와서 바로 집에 가야 하지만 그래도 자리에 잠시 앉았다.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이야기들... 그것도 확정시켜 단호하게 말하는 내가 모르는 내 생각과 결심들... 시간이 지난 지금 아무 소용없다. 하지만 놀랍다.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나의 탓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억울하다. 왜 나도 모르는 내가 만들어졌을까? 그리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을까? 그 목적은 무엇일까? 사람은 내 주장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판다.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하얀 거짓말이라 스스로 위로하며 당당하게 사용한다. 아니다. 그것은 그냥 거짓이다. 마태복음 5장 37절에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

오늘 신앙 2023.12.08

"Switch 그리고 냠냠냠..."

2023년이 현재까지 내 삶의 가장 힘든 해가 되고 있다. 3번의 이사, 인테리어 공사, 가족과 아이들의 일들, 무엇보다 어머니의 소천 그리고 지금 당하는 일... 말할 수 없는 것들도 2023년도에 너무 많이 일어났다. 진짜 감당치 못할 많은 일들... 그에 비해 격한 감정표출은 없다. 너무 메말랐나.. 아니다 이것저것 나오려는 감정을 꾸역꾸역 밀어붙여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별 것 아닌 것에도 자극을 받으면 불쑥 튀어나와 버린다. 냠냠냠.. 며칠 전 운전을 하다가 '이진아'씨의 '냠냠냠'이라는 곡이 나왔다. 경쾌하다. 목소리도 통통 튄다. 냠냠냠 후렴 부분은 따라 부르기도 좋다. 하지만 울컥한다. 눈물이 흐른다. 냠냠냠의 가사는 이렇다. 맛있어서 아껴두었던 너의 달콤한 기억들 이제 더 이상..

오늘 생각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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