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예방접종"

소리유리 2024. 9. 2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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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바쁘다. 

지난번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했다. 

2차 접종이 오늘이다. 

아침 일찍 나가려고 하는데 아내가 막도장 하나 파달라고 하고 나간다. 

오늘 오전에 쓸 일이 있다고 한다. 

 

병원을 잠시 접어두고 도장 파는 곳을 찾는다. 

다행히 집 근처 문구점에서 도장을 한다. 

이름을 컴퓨터에 입력하니 기계가 자동으로 이름을 세긴다. 

5분 만에 뚝딱 도장이 완성됐다. 

 

도장은 집 식탁에 잘 보이게 놔두고 이제 병원에 간다. 

병원은 공덕오거리에 있다. 

산책 겸 걸어간다. 

병원까지 갔다 오면 14,000보 정도 될 듯하다. 

 

40분 정도 걸려 병원에 도착했다. 

사람이 많다. 

접종만 하는 거라 곧 이름을 부른다. 

의사를 만나고 잠시 대기하고 접종을 한다. 

약이 들어오는 느낌이 그리 좋진 않다. 

 

다시 집으로 걸어간다. 

공덕오거리 모습이 왠지 활기차 보인다. 

 

 

올 때는 급할 것도 없는데 좀 빨리 걸었다. 

여유 있게 조금은 천천히 걷는다. 

마포를 조금 지나갈 때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중간에 만나 오랜만에 외식을 하자고 한다. 

 

음... 중간은 서강대쯤 될 것 같다는 내 말에 아내는 거기까지 못 간다고 한다. 

중간이 아닌 장소를 정하라고 하니까 동교동이다. 

중간이 아니다. 그냥 집 근처다. 

 

처음부터 그냥 집 근처라고 말하지... 

전혀 구시렁대는 것은 아니다. 

여유는 없어지고 동교동까지 발걸음을 재촉한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연남동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지만 맛집을 모른다. 

한 두 군데 보다가 한 가게를 보니 사람이 좀 있다. 

만두를 판다. 

만두를 좋아한다. 

 

모둠 만두와 김치볶음밥을 주문한다. 

음... 

기름기가 많은 것을 싫어한다. 

만두는 군만두로 나오는데 기름이 많다. 

김치볶음밥도 기름이 많다.

내겐 맞지 않는 음식점이다. 

배는 고파 음식은 다 먹었다. 

 

오늘만 오는 가게로 정한다. 

아내가 계산하고 내게 커피를 사라고 한다. 

연남동 커피 맛있는 집도 잘 모른다. 

아... 연남동에 블루 보틀 카페가 생겼다. 

한 번 가본다. 

 

음... 비싸다. 

커피 맛은 괜찮다. 

쿠폰을 만들어준다. 

비 오는 날 오면 두 개 찍어준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래도 혼자서는 비싸서 좀...

내게 커피 쏘라고 해놓고선 깜빡 잊고 아내가 계산한다. 

굳이 말하지 않는다. 

 

 

커피를 들고 잠시 경의선숲길 벤치에 앉는다. 

경의선숲길에서 아내와 둘이 이렇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도 처음이다.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집에서 잠시 쉰다. 

로봇청소기는 일한다. 

조금 있으면 아이들 학원 갈 시간이다. 

오늘 둘째가 학원 친구를 집으로 데려온다고 한다. 

둘째가 사교성이 아주 좋다. 

예전엔 버스에서 사람을 사귀기도 했다. 

 

다시 둘째 데리러 갈 시간이다. 

하늘이 좋다. 

몇 장 또 찍는다. 

 

 

둘째와 친구를 데리고 오면서 저녁으로 망원시장 치킨을 산다. 

후라이드, 양념, 간장... 첫째와 아내까지 계산해서 3마리다. 

아이들이 잘 먹는다. 

물론 나중에 온 아내와 첫째도 그리고 나도...

 

공부할 것이 많은 아내는 늦은 시간이지만 공부하러 간다.

중간까지 데려다준다. 

12시 넘어서 온다고 데리러 오라고 한다. 

분주한 하루다. 

 

... 예방접종!

 

'전염병에 감염되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예방약을 몸에 넣어 주는 일'

 

혹시 모를 전염병에 감염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여 막는다'는 예방이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병에 대해선 예방약, 백신이 있다.

 

그런데 실생활에 일어나는 충격적인 일들에 대해 어떻게 예방을 해야 할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미리 준비?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평상시 마음으로, 행동으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보통 전혀 예상치 못했을 때 일을 당한다. 

한 마디로 예방접종하지 못하고 병든다.  

어쩔 수 없이 심각한 병에 든다. 

그리고 병이 나을 때까지 아프면서 견딜 수밖에 없다. 

 

이번에 나는 예방접종을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병들었고 아팠고 지금 회복하는 가운데 있다. 

이번 겪은 일이 내게 예방접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건 예방접종이 아니라 그냥 치명적인 병균, 바이러스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견뎠다. 

스스로 위로해 본다. 

 

... B형 간염 3차 접종은 6개월 뒤라고 한다. 

그때까지 예방접종 없이 걸린 병도 많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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