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이다.
날씨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지 않는다.
그리고 덥다.
햇살도 따가워 보인다.
약간 고민하다가 햇살이 사라진 것을 보고 홍제천으로 나간다.
햇살은 없어도 덥다.
가지고 나온 손수건은 금방 땀으로 젖는다.
홍제폭포에 도착했다.
카페 2층으로 올라가 잠시 에어컨 바람을 쐬야겠다.
음... 벌써 소문이 많이 났는지 사람으로 가득 찼다.
자리가 없다.
서서 잠시 몸을 식히고 나온다.
서늘해지면 이곳에서 글도 쓰고 책도 볼까 했는데 많이 시끄럽다.
2층에서 폭포를 한 장 찍어본다.
가을 날씨는 아니다.
늦더위다.
'가을이 되어도 가시지 않는 여름의 더위'
더위가 가야 하는데 가지 않는다.
벌써 가고 사라져야 하는데 도통 사라지지 않는다.
추위보다 더위를 싫어한다.
싫어하는 더위에 '늦'이 붙었다.
조금 더 남아 있으려는 늦더위...
진작에 가고, 사라져야 할 것이 남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마치 미련이 남은 듯 자꾸 남아버리는 원치 않는 것들이 꽤 있다.
때가 되면 갈 것들은 가고, 새로 올 것들은 와야 한다.
지금 나는 떠나보낼 것이 많다.
차근차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새롭게 와야 할 것들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다.
다 보내고 그다음에 새로운 것을 받기는 어렵다.
새로운 것들이 지난 것을 밀어 떠나게 하는 것이 더 낫다.
진작에 가고 없어져야 할 것들... 삭제되어야 할 것들을 새로운 것들이 밀어낼 수 있도록...
더위도 곧 추위가 밀어낼 듯하다.
산책은 여기까지 찍고 돌아선다.
여기는 유진상가 근처다.
오랜만에 조금 더 많이 걸었다.
걸음수를 줄여서 조금 더 걸었더니 피곤하다.
얼린 물도 다 녹았다.
더위를 피해 집으로 향한다.
돌아가는 길에 홍제폭포를 한 장 찍어본다.
추위가 더위를 밀어낼 때면 새로운 일들이 더 많이 찾아올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