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오래 묵힐수록..."

소리유리 2024. 12. 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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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온다. 

두 달치의 약을 제조하는 시간에 망원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 

집에 필요한 것과 아버지가 부탁한 것들을 산다. 

 

집에 와서 정리하고, 식사를 하고... 잠시 쉼의 시간을 갖는다.

늘어지면 한정 없다. 

산책을 나간다. 

 

산책하며 주일, 설교 준비를 많이 한다. 

설교 구상에 오랜 시간을 들인다. 

열심히 산책하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치료실에서 할 일이 생겼다.  

치료실로 향한다.  

 

 

... 제주도에서 손님이 왔다.

작년에 왔던 아내 친구다. 

저녁은 연희동에 있는 한정식 집이다. 

 

유명하고 가격대가 있는 식당이다. 

평상시는 갈 수 없는... 

그래도 대접하면서 먹을 수 있는 기회다. 

 

제주도 친구를 위해 아내가 예약을 했다. 

잠시 대기 중에 유명한 세프가 손님으로 온다. 

연희동에서 중식당으로 아주 유명한 세프다. 

 

2층으로 올라간다. 

잠시 뒤에 우리도 2층으로 안내를 받는다. 

제주도 친구가 사인받고 싶어 안내데스크에 종이와 펜을 부탁한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한다. 

잠시 뒤에 일하는 분이 와서 제주도 친구 이름을 물어보고 종이와 펜을 가져가 대신 사인을 받아준다. 

식사는 아직 하지 않았지만 사인 하나만으로 벌써 배부르다고 한다. 

 

음식이 나온다. 

식탁이 가득 찬다. 

이제 물리적으로 진짜 배부르다. 

후식은 어제 가지 못한 '위치앤그레텔'이다. 

 

집에 차를 두고 걸어간다. 

간판 조명이 켜있다. 

다행이다. 

들어가 보니 마감시간이다.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어차피 정리하는 시간이 있으니 음료 주문하라고 배려해 준다. 

친절하고 다정한 주인이다. 

자리를 잡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한다. 

 

 

나는 구경하고 아내와 제주도 친구가 즐거운 대화를 한다. 

제주도 사투리가 자주 등장한다. 

제주도 사투리를 나도 이제 대충 다 알아듣는다. 

물론 말은 하지 못한다. 

 

내가 듣기에 제주도 말은 외국어다. 

아내는 평상시는 한국어를, 제주도 사람을 만나면 제주도 말을 한다. 

어렸을 때 친구가 좋긴 좋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말이 잘 통한다. 

나이가 들어 만나니 더 좋은 면들도 많아 보인다. 

 

... 사람은 오래 사귈수록 진면목을 보게 된다. 

오래 묵힐수록 좋은 맛이 나야 좋은 장이다. 

사람도 그렇다.

오래 묵힐수록 진짜 좋은 사람이 나타난다. 

작년부터 절실히 느끼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의 관계 속에서 오래 묵힐수록 좋은 사람인가?

그런 사람이 되길... 아니 되어야 한다. 

안 좋은 경험이 더 좋은 나를 꿈꾸게 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사람이 되자!

 

... 제주도 친구는 오늘 우리 집에서 잔다. 

수다로 시간이 길어진다. 

무슨 이야기들이 그리도 많은지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말로 다 푸는 것 같다. 

시간이 늦었다. 

나는 이제 자러 가야겠다.

오늘도 좋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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