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초코파이"

소리유리 2023. 12. 20. 10:13
728x90
반응형

병원이다.
매달 정기적으로 아버지를 모시고 온다.
늘 월요일마다 왔는데 이젠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수요일에 왔다.
월요일만 사람이 많은 줄 알었는데 오늘도 많다. 일찍 왔는데  50분째 대기다.
아직도 5명 남았다.

병원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약냄새와 사람들 표정에서 느껴지는 냄새(?)들이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병을 치료해 주는 좋은 곳인데 그런 느낌을 받기 힘들다.
사람 냄새가 없다. 사무적이고 딱딱하다. 기계적이다.

몇 달 전부터 키오스크로 접수, 수납을 한다.
의사도 간호사도 각각 자기의 역할에 충실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왠지 지쳐 보인다.

... 뭔가 바라는 것이 도리어 이상한 것을 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더 그렇다.
뭐 눈에 뭐만 보이는 탓일 거야 생각해 본다.

온라인이 발달하고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혼자인 게 편한 세상이 되었다.
말 한마디 더 건네는 것, 관심을 갖는 것, 뭔가 따스함을 느끼는 것... 정을 나누는 것이 희귀한 일이 됐다.

... 정(情).
오랫동안 지내 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이라고 한다.

지금은 정을 바라고 나누기 보다, 정을 버리고 잊으려는 시기라 사람이 비판적이 되나 보다.

새로운 정을 기다리고 더 깊은 정을 기대해보자.

... 오랜만에 초코파이나 사가야겠다.

LIST

'오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 합리화적 위로 & 자기 중심적 위로"  (0) 2023.12.26
"바보처럼 살았군요"  (0) 2023.12.24
"무의식(無意識)"  (0) 2023.12.17
"오늘은 토요일.. 아직은 火요일"  (0) 2023.12.16
"순리와 역리"  (0) 2023.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