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기업이나 교회 등 단체에서 이웃 돕기 행사를 한다.
선물과 현금봉투를 전달하고 사람들이 가서 봉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순서 중의 하나가 기념사진 찍기다.
선물과 현금을 전달하는 모습과 봉사하는 모습을 찍는다.
문제는 다음이다. 그 사진을 이용한다.
기업은 언론사에 제보하기도 하고 각 단체들은 사진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액자에 걸어 홍보하기도 한다.
손익을 따져보면 선물, 현금, 봉사한 곳이 더 이익이다.
연말에 한 번 가서 시간과 돈을 기부했지만 일 년 내내 그것을 이용한다.
홍보로 사용하고 자기만족으로 이용한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방패막이가 될 수도 있다.
마태복음 6장 3, 4절에서는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라고 말씀하고 있지만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하고, 그 동영상으로 홍보도 해야 한다.
헌금과 헌물을 한 성도들을 위해 전달하는 과정도 남겨야 한다.
모르게 하거나 은밀하면 안 된다.
결국 누군가를 돕지만 내 만족이 우선이다. 내 이익이 우선이 된다.
물론 도움을 받은 곳은 좋다. 도움의 손길을 멈춰서는 안 된다.
사진도 찍어도 된다. 다만 외식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들에 대하여 마태복음 6장 1, 2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한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사람들에게 영광 받으려고 하는 구제를 하는 사람에 대하여 외식하는 자라고 말한다.
보이려고 행하는 의를 주의하라고 말씀하고 있다. 나팔 불지 말라고 한다.
... 사람관계도 그렇다.
어려움을 당하고 슬픔을 당한 이웃에 대한 우리의 모습과 행동.
종종 '상대방'을 위한 위로를 하지만 정작 위로의 대상은 '나'다.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을 보기보다는 그 위로를 전달하는 내가 느낄 상황과 마음이 우선이 된다.
특히 마음에 부담 또는 죄책감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위로를 전해야 내가 죄책에서 벗어나 마음이 편하고, 내 부담이 덜어져 내게 위로가 된다.
'위로'는 '남의 괴로움이나 슬픔을 달래 주려고 따뜻한 말이나 행동을 베풂'이라고 하고
'자기 합리화'는 '자책감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신이 한 행위를 정당화하는 일. 또는 그런 심리적 경향'을 말한다.
자기 합리화를 위해 위로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중심에는 상대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다. 자기중심적 위로이다.
내가 편하자고 하는 위로는 위로가 아니다.
위로라는 행위를 통해 자책감,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것, 부담을 덜어내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그 위로가 도리어 비수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은 마음을 알아본다.
... 중학교 때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할 수 있는 것도, 해 줄 말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이었다.
시간이 한 참 흘러 그 친구를 만났다.
예전에 그 일이 참 고마웠다는 말을 한다.
그 당시 내가 해 준 것이 없었다. 물질도 멋진 말도 해주는 못했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그저 곁에 있어 준 것이 고맙다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말로, 물질로 해 준 위로보다 더 고마웠다는 말이었다.
나로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그 상황에 그저 친구만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어려서, 처음 겪는 일이라서 순수했던 것일까?
나는 없었고 그저 친구만 생각했다.
지금은...
나이도, 머리도 너무 커서일까?
이것저것 따진다. 계산한다.
결국 내가 편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
자기 합리화적 위로? 자기중심적 위로?
이런 말은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고 경험하는 일이다.
상대방만 바라보고 할 수 있는 위로가 있을까?
당장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위로'는 연습하고 배워야 한다.
'오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재적소(適材適所)" (0) | 2023.12.30 |
---|---|
"책을 내버리셨다" (0) | 2023.12.27 |
"바보처럼 살았군요" (0) | 2023.12.24 |
"초코파이" (0) | 2023.12.20 |
"무의식(無意識)" (0) | 2023.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