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바보처럼 살았군요"

소리유리 2023. 12. 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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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잠시 했었다.
한 번은 카이스트로 출장을 갔고 회식 후에 노래방에 간 적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어색한 시절이었다.
어떤 곡을 해야 하는 지도...
문득 눈에 들어온 곡 '바보처럼 살았군요'... 김도향 씨의 곡이다. 
 
노래방에서 그것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부를 곡은 전혀 아니다. 
근데 그냥 불렀다. 그리고 놀랍게도 100점을 받았다. 
 
... 성탄 전날 그리고 주일인 오늘, 그때가 그 노래가 생각난다. 
우습다. 그래서 웃프다.  
가사를 찾아본다. 
 
"어느 날 난 낙엽 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 빈 내 마음을 보았죠
그냥 덧없이 흘러버린 그런 세월을 느낀 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을
예 예 예예 예예 예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바보처럼 바보처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 버린 것이 아닐까
흘러버린 세월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저 저 저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을
예 예 예예예예 예예예예 예예 예예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바보처럼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바보처럼 바보처럼 예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난 참 바보처럼"
 
... 즐겁고 행복한 성탄 전날에 이런 노래를 궁상맞게...
온 가족이 함께 즐거워야 할 오늘인데. 
아내 쪽 집은 당분간 성탄절의 의미를 찾기 힘들게 되었고...
교회, 예배를 생각할 때에 마음이 아프고 상처가 되는 상황이 되었고...
 
성탄절이 왠지 더 사람의 마음을 차갑고 어색하게 그리고... 화가 나게 한다.  
성탄절은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 오셔서, 하나님과 우리, 우리와 우리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오신 날인데...
 
교회에서 세상을 뒤늦게 배우고(?) 있는 내게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비판적인 생각이 자꾸 앞선다. 
교회를 가고 예배를 드리면 자꾸 그 사람의 말이, 글이 떠오른다. 
한 순간에 바보,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린.... 
앞에 서라 하고 뒤에선 저 사람은 아니라고, 20년을 지켜봤지만 꿈도 열정도 없는 사람이라고... 
대의를 위해 부정을 선택했다고... 
 
... '바보같이 살았군요'라는 곡으로 100점을 받아서일까? 
성탄전야에 그 가사가 내 이야기 같다. 
 
앞으로 어떻게든지 살아간다.
하지만 사람에 대해, 그것도 오랜 시간 신뢰한 사람에게 깨져버린 불신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그 여파는 사람을 자꾸 의심하게 된다. 
 
나중에 도울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한다. 
아마도... 아니 확실히 연락 하지 않는다.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또 실망하기 싫은 나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축하행사와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한 오늘과 내일...
... 교회 속에서 세상을 배우며 더 이상 바보 같이 살지 말자! 는 진짜 바보 같은 생각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오늘... 이런저런 일들이 오늘 마음을 딱딱하게 굳게 한다. 
그래도... 예수님이 오셨다.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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