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진짜가 나타난다"

 

둘째 학원에 데려다주고 오니 집 앞에 택배가 와있다. 

하나는 세탁세제, 하나는 냉동식품이다. 

하나는 아내가 주문한 것, 하나는 선물이다. 

 

귀한 선물이다. 

주신 선물도 귀하고 주신 분은 더 귀하다. 

그리고 이번 일로 귀하다는 것을 더 알게 된 분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처럼...

어려울 때 진짜가 나타난다. 

 

환경에 따라 사람은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 모습이 귀하게 또는 귀하지 않게...

긍정에서 부정으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또는 긍정에서 초긍정으로, 부정에서 초부정으로...

 

어떤 모습이 진짜일까?

당연히 평온할 때가 아닌 힘들고 어려울 때다. 

좋을 때는 다 좋다. 

힘들 때, 위기가 올 때 진짜 모습이 나온다. 

 

이번 일로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본다. 

내 주장을 하기 위해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 

위기에 갑자기 돌변하는 사람.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사람. 

죄책감을 합리화하며 용서를 구해야 하는 사람을 도리어 공격하는 사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옳은 사람도 틀린 사람으로 몰아가는 사람. 

불의도 내 이익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로 인정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타인에 일에 자기의 일처럼 공감해 주는 사람도 있다. 

 

심각한 것은 절대적 진리보다 본인이 더 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평상시엔 옳은 이야기만 하다가 본인이 상황에 따라 다른 것도 옳은 것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평상시엔 공의, 정의를 주장하지만 어느새 불의, 거짓을 따르는 사람도 있다. 

 

진짜 모습을 이번에 본다. 

감사한 모습과 충격적인 모습들이 교차한다. 

아쉬운 것은 감사한 모습보다 충격적인 모습이 더 많다. 

 

가면을 쓰고 살아야만 하는 사회에서 진짜를 보기 어렵다. 

그래도 진짜를 만나고 싶다. 

나?

 

이번에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 얻은 것도 있다. 

진짜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고 그래도 극소수지만 진짜를 만났다. 

어려울 때에 친구가 진짜 친구란 말이 맞다. 

 

귀한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선물까지 받아 더 감사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