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돌아온 스마트폰"

소리유리 2024. 7. 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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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째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빌딩 관리인에게 전화가 왔다. 

스마트폰을 주어간 사람으로 보이는 가게에 가서 물으니 가져간 적 없다고 한다. 

관리인은 자신의 입장에서 무엇을 더는 할 수 없다고 한다. 

내가 CCTV 영상을 찍고 보여주면서 말하면 안 되냐고 하니까 외부인의 촬영은 안 된다고 경찰서 수사관이 해야 한다고 한다. 

 

... 월요일 스마트폰을 분실하고 빌딩 CCTV를 통해 멀리서 주워간 듯이 보이는 사람을 발견했다.

나뭇잎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횡단보도를 건너 아이가 떨어뜨렸다고 생각된 곳에서 뭔가 줍는 듯이 우산이 내려간다. 

그리고 한참 걸려 빌딩에 들어왔다. 

빌딩 내부 CCTV를 통해 두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본래 2대를 사용할 수 있지만 비 오는 날에 굳이 양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한 가게로 들어가 불을 켠다. 

아마도 가게 주인인 듯싶다. 

 

... 그리고 어제 관리인의 답변을 듣고 근처 지구대에 가서 접수했다. 

상황을 이야기하고 서류를 작성한다. 

연락을 준다고 한다. 

 

... 그리고 오늘 수사관에게 연락이 왔다. 

찾았다고 한다. 

그 가게가 맞다고 한다. 

어제 관리인이 물어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주워간 사람의 변명은 가방에 넣고 잊어버렸다고 한다. 

화가 나는 것은 그냥 넣지 않고 주워서 바로 전원을 끄고 넣었다는 것이다. 

수사관은 내게 고소할 것인지 묻는다. 

가져간 사람에게 벌금과 전과가 남는다고 한다.

다만 스마트폰을 바로 받지는 못한다고 한다. 

왔다 갔다 조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고소를 하지 않으면 스마트폰을 바로 받을 수 있다고...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수사관이 덧붙여 말한다.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하는데 줍자 마자 전원을 꺼버린 것이 의도적이라서 고민을 한다. 

수사관에게 그 사람에게 뭐라고 경고는 해달라고 하고 고소는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둘째를 학원에 데려다준다. 

학원 빌딩 1층에서 수사관을 만나 서류를 작성하고 스마트폰을 받았다. 

고장 난 곳은 없다. 

배터리도 이틀이 지났지만 전원을 꺼놔서 88%나 남아있다. 

스마트폰 뒷면에 체크카드도 그대로 있다.

 

스마트폰이 돌아온 것은 다행이지만 찝찝함이 남았다. 

빌딩에 있는 그 가게에 갈 일도 없지만 막 소문을 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어제 관리인이 가서 말했을 때 그 가게 사람들은 알고 있을 텐데... 전원은 여전히 꺼져있었다.

전원을 한 번만 켰어도 내 번호가 나오는데... 

 

수사관이 움직이니 해결된 상황이 좀 그렇다. 

가방에 넣고 잊어버렸다는 변명도 구차하다. 

주워서 바로 전원을 꺼버린 행동이 가장 기괴하다. 

 

그냥 구차한 변명에 기분이 상한다. 

첫째도, 아내도 고소하지 말자고 하고 스마트폰도 당장 필요해서 고소는 하지 않았지만...

주어간 사람의 나쁜 행동은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했을 때는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마트폰은 돌아왔지만, 돌아온 과정이 개운치 않다. 

아이들 데리러 갈 시간이다. 

가져간 사람 가게나 한 번 구경하고 와야겠다. 

모두가 다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안 되지만 혹 이런 일이 있으면 기분 좋게 다시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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