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소리유리 2024. 5. 7. 15:26
728x90
반응형

월요일 같은 화요일이다. 

연휴가 몸을 느리게 만든다. 

아이들이 더 그렇다. 

게다가 비가 와서 자전거를 타지 못해 좀 더 일찍 나가야 한다. 

아침은 거른다. 

 

나만 대충 아침을 먹고 산책을 나간다. 

경의선숲길로 간다. 

날이 쌀쌀하다. 

흐린 날이지만 공기는 상쾌하다. 

 

 

바람이 분다. 

나무가 흔들린다. 

한쪽으로 기운 나무가 마치 머리카락을 넘기는 듯이 보인다. 

 

AK 몰 앞이다. 

그동안 보지 못한 긴 줄이 서있다.

줄을 서있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서 오랜 시간 머문 사람들이 많다.  

의자, 이불, 간식들... 

줄이 너무 길어 AK 몰 끝까지 갔다가 다시 이어져 2줄로 서 있다. 

무엇을 위해 기다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대단해 보인다. 

날이 추워 무릎담요를 덮어쓰고 긴 대기줄에서 기다린다. 

 

 

내 가치관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모습이지만 뭐라고 하진 못한다.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와 가치가 있는 모습일 테니...

그저 그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지금의 모습과 큰 관계는 없지만 문득 한 시가 떠오른다. 

안도현 씨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어떤 모습을 비난하기 전에 내 모습을 먼저 생각해 본다. 

연탄재가 될까 봐 연탄을 태우지 못하는 모습...

비난을 하지만 정작 그 비난하는 대상의 모습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 

 

좀 더 앞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 되어보자!

기왕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오늘은 공덕오거리까지 간다. 

둘째가 사달라고 한  '페스트' 책을 사러 신촌 알라딘중고서점에 간다.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있다. 

처음 가본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이제 집으로 향한다. 

아내와 점심을 같이 먹고 치료실로 향할 계획이다. 

오늘 상담이 늦게 끝나 좀 늦게 온다고 연락이 온다. 

점심은 굴비를 먹자고 한다.

지난번 선물 받는 굴비가 아직 남아있다. 

오늘 점심은 굴비정식이다.  

LIST

'오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유상종"(類類相從)  (0) 2024.05.08
"극히 드문 좋은 교회... 상식적인 교회"  (0) 2024.05.07
"오늘은 공휴일"  (0) 2024.05.06
"예배인가 쇼인가"  (0) 2024.05.05
"미련 보다 미래"  (1)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