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유유상종"(類類相從)

소리유리 2024. 5. 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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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새벽 그리고 아침이다. 
오전은 잠시 쉬기로 한다. 
점심을 먹고 집에서 수요설교를 작성한다. 
 
그리스도인의 생활지침 6번째 '그리스도인의 교제하는 생활'이다. 
옛 곳을 나오고 교제가 제일 부족하다. 
하지만 사람이 가려지기는 한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사람들의 진면목도 보게 된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딱이다.
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귄다는 말이다. 
소수의 사람들과 연락을 하지만 그래도 일당백의 사람들이다. 
 
오늘 산책은 아이들 오후에 학원에 데려다주고 늦은 시간 나간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다. 
 

 
하늘이 맑다. 
밤이지만 하늘이 보기 좋다. 
경의선숲길에서 홍제천길로 빠진다. 
 
늘 보는 홍제폭포 주변 경치다. 
늘 보지만 지겹지 않다. 
늦은 밤에 보는 것도 새롭다. 
 

 
어제 만난 후배가 밤늦게 가족끼리 식사하라고 얼마를 보내왔다. 
내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기도하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받는 것 자체가 이상하고 어색하다. 
순간 이걸 받아야 되나 고민한다. 
 
3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 
답장을 썼다 지웠다 한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어색한 마음에 연남동 다음에 오면 관광시켜 준다고 카톡을 보낸다. 
 
문득 생각해 본다. 
그래도 이제 나의 상황에 내 스스로 조금은 무뎌진 것 같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누구나 큰 충격을 받는다. 
20년이라는 시간에, 이런 짓(?)을 한 곳과 사람이 교회와 목사라는 사실에...
아마도 후배는 도무지 이해 못 할 일을 당한 내 상황이 놀랍고 많이 안타까웠나 보다. 
 
물론 나도 여전히 순간순간 생각나고, 개꿈도 여전히 꾸고... 종종 분노도 한다.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다. 
시간이 약이 되어 나를 아직 완치시키진 않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있다. 
다만 그곳이나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고착화되었다.  
 
고착...
'옮기거나 변화하지 않고 같은 곳이나 일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음'
없어지지 않았다 다만 그냥 그렇게 굳어버렸다. 
옛 곳과 그 사람에 대한 인식 그리고 많은 교회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
 
놀라움 없는 당연한 끄떡임이다. 
한 켠에 고착화된 인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야 그렇지 않은 것을 할 수 있다. 
그 편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리석게도(?) 순진하게 이상적인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믿는다. 
 
청년 때에 교역자와 다툼이 있었다. 
중고등부 자치회 때문에 갈등이 있었다.  
결국 나는 화난 목소리로  '당신이 교역자가 되어 보면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교역자가 되어 항상 자치회가 중심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갔다. 
 
아마도 똑같이 이상적인 공동체를 이야기하면 어리석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이 옳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면 하는 것이 맞다. 
고착화되어 버린 부정적 것들이 그냥 부정적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공동체를 만드는 기초가 되길 소망해 본다. 
그리고 유유상종의 공동체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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