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미련 보다 미래"

소리유리 2024. 5. 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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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약속이 있다.

오전에 집에서 설교를 마무리한다.

어린이 주일 설교를 준비한다. 

집에서 준비하다 보니 이것저것 자꾸 신경 쓸 것이 많다. 

 

약속 시간이 다되어 간다.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사진 한 장만 첨부하고 저장을 누른다. 

 

... 저장이 안 된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 

다 날아갔다. 

음... 그래도 막히지 않고 설교가 잘 풀렸는데...

 

어쩔 수 없다. 

정리하고 나간다. 

음... 기분이 그렇다. 

다음부터는 임시저장을 수시로 눌러야겠다는 다짐을 할 뿐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이다. 

홍대에 있는 마루사브라는 곳을 간다. 

물론 이곳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종종 만나는 사람, 한 사람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람. 

아주 오랜만에 만나 식사하고 담소를 나눈다. 

반가운 얼굴로 조금은 어두운 내용을 이야기한다. 

 

내 사정을 아는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도 나 못지않은 사정이 있다.

결국 나머지 두 사람과 함께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곳에서 말도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난 사실에 어이없어한다. 

사회보다 못한 곳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마음이다. 

 

식사 후에 '테라로서'로 간다. 

강릉에 있는 대형 커피매장이 서교동에 생겼다. 

무엇보다 주차가 편하다. 

커피 맛은 괜찮다. 다만 비싸다. 

 

 

오늘은 밥, 커피... 모두 대접받는다. 

본격적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서로의 상황이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앞으로 잘 될 거야! 힘내!'  등등의 형식적인 말은 더 상처를 준다. 

그저 답답할 때 찾아오고 커피, 산책하자는 말로 대신한다. 

 

참 만만치 않은 세상이다. 

그리고 더 대단한 교회의 모습들이다. 

정말 그래서는 안 될 곳이기에 더 그런 모습을 보인다. 

 

내가 당한 일로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터놓는다. 

그리고 종종 나보다 더 한 일도 듣는다. 

그렇지 않은 공동체를 시작한다면 초신자가 대상이 아닌 상처받은 자들을 우선 대상자로 하고 싶다. 

많아도 너무나 많다. 

 

오늘 문득 함께 한 사람이 한 마디 한다.

'지금 거기 계신 분은 이 상황을 알고 계신 거예요?'

불의한 결과로 자신이 그 자리에 있게 된 것을 알고 있냐고 하는 말이다. 

 

한 마디 한다.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지만 그것을 알아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법정 소송까지 진행되는 곳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똑같다. 

소송 결과로 잘못이 드러나도 불의를 저지르거나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변함이 없을 거라고...

 

다른 지인이 말한다. 

사회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그렇다. 

이제 사회보다도 못한 곳이 되었다. 

그래도 세상보다는 나은 공동체가 많아지길 소망해 본다. 

 

이번 만남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잘 버티고 있는 지인의 모습에 마음이 간다. 

종종 생각하며 공감해야겠다. 

 

집에 와서 설교를 새롭게 작성한다.

아까 했던 것들이 자꾸 생각나서 더 방해한다. 

했던 자료를 다시 찾고 똑같이 하려고 한다. 

 

아예 잊고 다시 시작하려고 노력한다. 

자꾸 생각날수록 진행이 더디다. 

조금 달라져도 전하려는 내용은 동일하다. 

설교를 마무리 지으며 업데이트한다. 

 

이전 것을 잊고 새롭게 하려는 마음을 빨리 먹은 것이 도리어 시간을 절약했다. 

미련을 갖는 것이 앞으로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련보다 미래를 보자!

그것이 어떤 상황이라도...

미련을 버리고 미래를 보고 지금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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