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소리유리 2024. 5. 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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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이다. 

산책을 나가려고 이어폰 줄을 챙긴다. 

심하게 엉켜있다. 

이어폰 줄이 이상하게 너무 깨끗하다.  

줄이 생고무를 만지는 것처럼 뻑뻑해 잘 풀리지 않는다. 

 

 

어제 아내가 내 옷을 빨았는데... 

아무래도 줄도 같이 운명을 같이 했나 보다.

세탁에서 건조까지...

 

소리를 들어본다. 

이상하다. 

이전과 차이를 못 느낀다.  

내 귀는 막귀다. 

 

산책을 끝내고 저녁에 아내에게 묻는다. 

어떻게 알았냐며 깜짝 놀란다. 

그리고 실토한다. 

건조기에서 옷을 꺼내면서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슬쩍 식탁에 놔뒀다고... 

 

이어폰, 스피커는 물에 쥐약이다. 

물에 젖으면 흔히 물먹은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건조를 거쳐 어느 정도 복구된 듯하다. 

 

오늘도 아내가 말한다. 

이어폰 세탁된 거 어떻게 알았냐고...

늘 쓰던 물건이라 주인은 안다. 

평상시와 달라진 이어폰을...

 

완전범죄(?)를 했다고 스스로 생각했는지 몰라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세상 일도 그렇고 교회 일도 그렇다. 

모른 척하고 속이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알아도 대부분 굳이 아는 척하지 않고... 속아주는 척한다. 

아니면 속임수에 더 이상 함께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번에 나도 놀랐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상황을 아는 '알만한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 세탁과 건조를 거쳐 깜쪽같이 예전의 소리를 내는 이어폰.

이 정도는 그냥 깔끔하게 목욕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하지만 이어폰 같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 

상처를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만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알만한 사람 중에 대부분은 자신이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아니 알면서 모른척 한다.  

언젠가 누적된 그 상처가 심각한 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은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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