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거절된 공감"

소리유리 2024. 4. 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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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아이들 학교 수련회, 수학여행이 있다. 

첫째는 부산, 둘째는 강화도로 간다.

간식을 꼭 사가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알아서 사고 둘째는 늦은 시간 세계과자전문점으로 같이 간다. 

가는 길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가 도로를 막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폴리스 라인도 쳐있다. 

 

 

무슨 일인지... 상황은 다 끝난 듯싶다. 

지나가는 사람이 경찰에게 묻는다. 

화재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다 진압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구경하고 있다. 

난 둘째와 상황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빠져나간다. 

 

구경 중에 으뜸이 싸움구경, 불구경이라고 하는데...

별로 구경하고 싶지는 않다. 

당한 사람 입장에 서면 끔찍한 일이다. 

 

구경꾼과 당사자는 천지차이다. 

비교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공감, 감정이입을 하면 전혀 다른 생각과 감정이 나온다. 

다만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다. 

 

사람은 공감 능력이 있다. 

공감으로 인해 구경꾼에서 조금은 당사자에 가깝게 설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아주 가까운 사람은 그래도 마음이 가고 공감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스스로 거절한다. 

 

공감은 말 그대로 노역이다. 

몹시 괴롭고 힘든 일... 그렇다. 

좋은 일엔 가능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 힘든 일에는 몹시 괴롭고 힘든 일이 공감이다. 

 

그래서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가 더 팽배해 있다. 

친하다는 의미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서로의 감정, 고민을 함께 하진 않는다. 

그래서 더 냉랭하고 부정한 사회로 간다. 

 

공감이 필요할 때 당당하게 거절해도 괜찮은 사회가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구경꾼에서 당사자가 될 때가 온다. 

그리고 그때는 공감을 필요로 하고 사람들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긴 건너 불구경, 싸움 구경이다. 

 

그렇지 않은 공동체를 그립다. 

그리고 그러한 공동체를 보고 싶다. 

구경꾼이 아닌 당사자의 심정으로 다가가는 공동체!

 

고린도전서 12장

26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말씀이 그대로 적용되는 공동체가 함께 지어져 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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