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자랑 못 할 곳"

소리유리 2024. 4. 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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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옛 곳 근처에 갔다. 

친한 동생과 오랜만에 만나기 위해서다.

둘째가 떠나고 나서 동생이 선물도 보내주고 연락도 자주 한다고 한다. 

 

그 근처에 가는 것도 왠지 찝찝하다. 

혹 그곳 사람 중에 누가 보고 이상한 소문을 낼까 봐...

이번 일을 당하고 나서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당하게 거짓과 불공정했다고 내게 직접 이야기하고...

심지어 나이까지 속였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을 들었기에...

또 뭔 말을 할지... 지레 겁을 먹는다.

 

동생을 만나되 그 근처엔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3시쯤 온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다. 

연락해 봤더니 아직 밥을 먹고 있다고 한다.

점심때 만나서 놀이터에서 놀다가 옛 곳 사람들을 만났다고...

전도하는 것도 좀 도와줬다고 한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그곳 전단지를 받고 그곳에 간다고 한다면...

간다는 그 사람이 혹시 나를 알아서 그곳에 대해 물어본다면...

 

가지 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곳에서 나간다는 몇 사람을 설득하지 않았다. 

그래도 참고 있으라고 말을 못 한다. 

성도 간의 다툼은 이해하지만 제일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러면 희망이 없다. 

 

흔히 성도는 그 교회 담임목사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말을 한다.

그 말을 생각할 때에 더욱 그렇다. 

평상시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 긴급한 상황에서 또 어떻게 진짜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다른 곳을 알아보고 추천해 줄 수밖에 없다. 

목표를 그 사람의 수준을 넘는 것으로 삼기엔 불행한 일이다. 

다른 곳이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그 사람의 실체를 안 이상 가라고 할 수 없다. 

 

나중에 욕먹을 짓을 하는 것 같아 할 수 없다. 

내가 있던 곳을 자랑하고 추천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자랑 못할 곳이다. 

아니 적극 반대할 곳이 됐다. 

 

'그곳은 가지 마. 다른 곳 알아봐 줄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할 말이다. 

20년인데... 그렇게까지?

 

내가 겪은 일과 그 사람의 녹취와 문자를 보여주면 입을 다물 것이다. 

녹취 같은 것은 평상시 생각도 못했다.

첫 전화를 받고 너무 이상하고 찝찝했다. 

와서 마지막 인사하지 말라는 것이나 안타까움 보다는 도리어 내 잘못이라고 하는 것이나...

그 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화 자동녹음 기능을 켜놨다. 

 

두 번째 통화가 녹음됐다. 

대놓고 불공정했고 결국 조작했음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말이 그대로 저장되었다.

이곳에 그대로 옮기기도 민망한 말들이다. 

도리어 내게 화도 냈다. 

그 후론 통화한 적이 없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렇게 말하고 다시 전화하진 않을 듯싶다. 

 

이런 일을 당하고 내가 그곳에 추천하거나 가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 모순이다.

그곳을 가라고 하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된다. 

흔한 말로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리는 것이 옳은 일이다. 

 

... 둘째가 그곳 근처에 오랜만에 가서 잡다한 생각을 해 본다. 

당하기 전에는 자랑할 만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자랑 못할 곳이다. 

아니 피해야 할 곳이다. 

 

사람의 욕심이 무섭다. 

본인은 잊어버렸고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지만...

여진들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공의, 정의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택한 너무나 큰 어리석음이다. 

 

오늘 또 다짐한다. 

너무나 좋은 반면교사를 만났다.

나는 그렇게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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