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깽판"

소리유리 2024. 4. 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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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못되게 하거나 망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깽판이라고 한다.  

 

늦은 시간 미국에서 온 손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파란만장한 내 이야기가 중심이다.

몰랐던 소식을 들으며 함께 감정을 나눈다. 

 

한 마디 한다. 

'제가 거기 가서 깽판 쳐드릴까요?'

속마음은 '그럼 좋지'다. 

하지만 웃음으로 넘긴다. 

그냥 공감해 준 것으로 고맙다.

 

오늘 옛 곳의 분과 통화를 하며 아직 몇몇 분의 힘듦을 들었다. 

때린 사람은 금방 잊을지 모르지만 맞은 사람은 기억이 오래간다.

맞았다! 아니 폭행당했다. 

오래갈 수밖에 없다. 

 

기회만 보고 있다는 분...

이제 와서 어디로 옮기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닌다는 분...

아직도 여전히 힘듦을 호소하는 분...

극소수라 생각되지만 교회라는 곳에서 받아선 안 될 상처를 받은 분들이다. 

 

그저 안타깝다. 

지금 내 상황, 내 모습이 제일 안타깝다고 그 사람은 말할지 모른다. 

오늘 손님과 대화하며 내게 이런 위로의 말을 해준다. 

'하나님은 아실 거예요'

 

그 사람의 삶과 내 삶...

지금의 위치와 평가, 남긴 것들... 

누가 우위에 있을지... 

하지만 지금보다 나중의 평가와 판단. 

'하나님은 아실 것이다'

 

우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그냥 이 상황을 하나님은 아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 누가 조금이라도 더 당당할 수 있을지...

내 모습에 자신 없다. 

하지만 그 사람과 비교할 때는 자신 있다. 

 

공감해 주고 그래도 내 편에서 이야기를 들어준 먼 곳에서 온 손님에게 감사한 하루다. 

실제로 '깽판'을 칠 수 없지만 내 마음속엔 벌써 '깽판'을 쳐 준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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