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쌤쌤"

소리유리 2024. 3. 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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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은 없는데 정신없는 하루다. 

아침에 다들 나가고 난 산책을 간다. 

수요일이라 설교도 올려야 한다. 

홍제폭포를 향한다. 

 

 

날이 쨍하다. 

이른 시간이라 아름인도서관에 자리가 많다.

일하시는 분들이 유리창을 청소한다. 

조금 있다가 와야겠다. 

 

좀 더 걸어본다.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오전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집에 와서 점심 먹고 다시 나간다고 한다. 

음... 집에 와서 밥을 같이 먹자는 신호가 잡힌다. 

 

발걸음을 돌린다. 

집에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우유를 산다. 

요즘 아이들이 잘 먹어 금세 동난다. 

집에 와서 참치찌개를 해서 점심을 먹는다. 

 

아내 노트북 프로그램이 말썽이다. 

이리 저리 해 본다. 

지우고 다시 깔고...

컴퓨터는 시간을 잡아먹는다. 

 

시간이 너무 갔다. 

아내 '마중물'에 간다. 

설교작성을 해야 한다. 

마음이 급하다. 

급한 와중에 하늘이 좋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막 찍는다.

삐뚤어졌다. 

 

 

오늘따라 '마중물'이 어수선하다.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목소리 큰 아이가 하나 있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가 보다. 

오늘따라 소리를 많이 지른다. 

음... 집중이 안 된다. 

 

어느새 둘째가 집에 왔다. 

조금 있다가 이른 저녁을 먹고 학원에 가야 한다. 

설교를 새로 작성 중이다. 

잘 안 쳐진다. 

마무리를 못하고 집에 간다. 

 

첫째는 학교에서 바로 학원에 간다. 

저녁은?

도시락을 대충 싼다. 

둘째와 학원 가는 길에 첫째도 태운다. 

 

집으로 와서 설교를 작성한다. 

7시 전에는 올리려 했는데 조금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진 않지만 나와의 약속이다. 

좀 더 정신 차리고 시간을 아껴야겠다. 

 

... 지난번 담임을 구하는 곳이 있어 눈여겨봤다. 

중소형 교회다. 보기에는 성도가 백여 명 되는... 

두 명의 최종 후보가 뽑혔다. 

역시 대형교회 출신이며 뛰어난 스펙이다. 

부산의 아주 큰 교회 출신과 나름 유명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다른 한 분...

친한 분은 스펙도 좋고 다 좋은데 대형교회 경험이 없어 거절당한 적이 있다. 

 

옛 곳도 사람을 선별할 때 조건이 대형교회 출신이었다. 

중소형 교회도 대형교회 출신을 필수조건으로 한다. 

또한 대형교회가 분립이나 지원하는 체계도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중소형 교회는 부교역자 구하기 힘들다. 

당연한 결과다. 

이런 상황에 누가 중소형 교회에 갈까... 

'대형교회 출신'이라는 것이 필수가 된 세상보다 세상 같은 상황에서... 

 

교회 안의 '세상 보다 더한 세상'이다. 

미래를 위해 무조건 큰 곳을 가야 하는 것이 필수가 된 현실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하고 생각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그것이 중요하다. 아니 필수적이다. 

대형교회 출신과 스펙...

그것을 그동안 얻지 못한 내게 잘못이 있다. 

그것도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데... 신경을 못 썼다. 

아니 너무 생각이 어려서(?) 안 썼다. 

 

그래도 이번 일로 사람들의 진면목을 빨리 알게 된 것은 유일한 위안이다. 

그곳이나 그 사람이나...

또한 너무나 같은 대답을 많이 들었다. 

'교회가 다 그래, 본래 교회는 그래'

가장 싫어하는 문장이 되었다. 

 

오늘도 왠지 마음이 허하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위로 같지 않은 위로의 말.

교회가 그러면 안 되는데 그 모든 것을 다 포용하는 이상한 믿음. 

 

세상이나 교회나 쌤쌤이다. 

아니 사실 더 못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쌤쌤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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