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가짜 진짜"

소리유리 2024. 1. 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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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이다. 

아이들은 10시 예배, 아내와 나는 9시 55분 예배를 드린다. 

아내와 둘이 걸어갈 때는 20분 정도... 아이들과 함께 가니 5분 정도 더 걸린다. 

 

아이들 예배가 더 길다.

예배 후에 모임들로 인해 더 늦게 끝난다. 

아내와 먼저 집에 온다.

파란 하늘이 좋다. 

집으로 오는 길에 사진 몇 장 찍어본다. 

 

 

아내는 일이 있어 나간다. 

아침에 다들 간단하게 빵을 먹었다.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둘째를 기다린다. 첫째는 약속이 있다. 

 

둘째와 점심을 잘 먹고 홍제폭포를 가자고 말해본다. 

귀찮다고 집에서 쉰다고 한다. 

주중에는 간다고 했는데 막상 갈 때가 되니 한 입으로 두 말을...

여아일언 중천금(?)... 점심도 차려줬는데... 

 

이번엔 먹을 것으로 유혹해도 안 통한다. 

언제부터 자기주장이 강했다고... 

간식의 유혹을 이겨낸 둘째를 집에 두고 혼자서 산책길로 나선다. 

 

 

홍제폭포에 사람이 오늘따라 많다. 

날씨가 좀 따뜻해서인지 야외 테이블에도 사람이 많다. 

아름인도서관도 만석이다. 

기다리기보다는 더 걷는 것을 택한다. 

 

 

포방터시장까지 왔다. 

이제 돌아간다. 

문득 걸음수를 보니 만 오천보가 넘었다. 

아침에 교회 갔다 온 걸음까지 더해져서 많다. 

걸음수를 보니 갑자기 피곤하려고 한다.

도서관에 가서 좀 쉬었다 가야 한다고 양다리가 말하는 것 같다.  

 

아름인도서관에 도착했다.

아직도 그래로다.

... 만석이다. 

사람들이 책을 오늘따라 많이 읽는다. 

 

둘째가 빌린 책 한 권 반납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쉬지 않고 계속 걸으니 좀 피곤하다. 어제 좀 늦게 잔 탓도 있다. 

늘 토요일에 늦게 자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말했는데 요즘 내가 늦게 잔다. 

환경이 바뀐 탓이기도 하다. 

 

 

해가 정면에서 눈을 부시게 한다. 

사진을 찍어본다. 

찍힌 사진이 눈으로 보는 것과 너무 다르다. 

물론 해가 너무 밝아 카메라 조절을 한 탓이다. 

 

요즘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온다. 

기술이 좋아져서 하늘은 더 파랗게... 광각을 써서 더 넓고 멋있게...

인물사진도 알아서 아웃포커싱 해준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으로 보는 세상이 더 아름답다. 

 

눈과 렌즈. 진짜와 가짜...

가짜가 더 좋아 보인다. 

그럴듯하다. 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가짜다. 

 

하지만 가짜라도 더 좋아 보이면 선호한다. 

진짜 그 모습이 아니라도 사진에만 간직하면 된다. 

진짜가 아닌 가짜 세상에서 산다.

무엇이 진짜인지 혼란한 세상이다

 

사람과의 관계도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산다.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혼란스럽다.   

그리고 그 가짜 진짜의 이상한 법칙이 어느 곳이든, 심지어 그곳에도 적용된다. 

그래서 진짜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고 충격을 받기도 한다. 

 

덜 또렷해도, 광각으로 더 넓은 세상을 담지 않아도...

더 좋은 색감으로 표현하지 못해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진짜가 더 좋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면을 벗고 진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그런 사람이 그리고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이상적인 말... 비현실적인 말이다. 

 

... 2만 4천보.

이제 쉴 때가 됐다. 

집에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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