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책 정리"

소리유리 2024. 1.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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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집은 아버님 집이다. 

물론 예전에 살던 집도 아버님 집이다. 

201호와 202호. 

예전에 살던 집에 우리가 없을 때 보시고 바꾸자고 하셨다. 

 

아이들이 한 방을 썼다. 

이층 침대, 책상 2개, 책장 2개 그리고 의자 2개.

좁은 통로가 생겼다. 비좁다. 

문 쪽에 의자를 빼고 앉으면 지나기기 힘들다.

의자를 빼고 있으면 바닥에 앉을 곳이 없었다.  

 

서재로 쓰는 방엔 7단짜리 책장 7개와 1개의 큰 책장, 서랍장과 의자가 있었다. 

작은 방이라 책장이 서로 등을 붙여서 세워 놓았다.   

그리고 구석엔 책들이 쌓여있었다. 

 

... 배려해 주셔서 집을 서로 바꾸었다. 

옮기면서 아이들에게 방 한 개씩 줬다. 

그리고 내 서재는 없어졌다. 아니 이전집에 그대로 있다. 

필요할 때마다 책을 가져다 봤다. 

 

... 사정이 바뀌었다. 

조카가 그 방을 쓴다고 한다. 

이전부터 비워달라고 했는데 여력이 안 됐다. 

이번달 안에 최대한 비워보려고 한다. 

 

그 시작을 오늘 잠시 했다. 

신학생일 때 산 호크마 주석과 WBC 주석 원본. 

과감히 폐기하기 위해 끈으로 묶는다. 

그리고 책을 살펴보며 버릴 책을 구분한다. 

기준은 앞으로 읽지 않을 책이다. 

 

너무 오래된 책, 지금까지 읽지 않고 앞으로도 읽지 않을 책. 

큰 묶음으로 10개 이상이 나왔다.  

쓰던 노끈을 다 사용했다. 

노끈을 사서 정리해야 한다. 오늘 정리는 마무리한다.

 

... 책에 욕심이 많아서 책이 많이 많은 편이다. 

집에 놀러 온 사람들마다 서재를 보면 책이 많아 놀랐다. 

책 중에 헌책방에서 산 것이 많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헌책방을 많이 다녔다. 

단골 헌책방이 몇 군데 있었는데 지금은 신촌에 한 군데밖에 없다. 

'숨어있는 책'이라는 헌책방. 

 

책 중엔 동기 목사가 준 책도 있다. 

목회 쪽 생각을 접으면서 준 많은 책들...

받아서 보니 내게도 있는 책이 많아 제자 전도사에게 거의 넘겼다. 

 

급한 데로 버릴 책과 놔둘 책을 정리하고 거실 쪽으로 책장을 옮기고 남겨진 책을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정리할 때마다 버려질 책들도 많아질 것 같다. 

저자에 따라 새책이라도 과감히 버리는 책...

또는 헌책이라도 저자에 따라서 또는 내용이 좋아서 간직하는 책...

읽은 책 또는 아직 읽지 않은 책...

소장 가치가 있는 책... 아니면 비싸도 버릴 책... 

 

책의 주인인 내가 구분하고 '버리고'와 '남기고'를 결정한다. 

주인 마음대로...

책에 대한 내 주권이다. 

주인 된 권리. 

 

내 주인이 나에 대해 마음대로 결정한다. 

그리고 나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주인의 마음을 추측하고 상상하고 그 의미, 뜻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더 많다. 

당장 지금의 뜻은 무엇일까? 

아직은 전혀 모르겠다. 왜 이런 상황을 만드시는지...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찾아보려 한다. 

 

진흙이 토기장이의 마음을 알기 너무 어렵다. 

아니 지금 당장 모르는 것이 당연한 지도... 

다만 악한 자라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는데 하물며 내 아버지는 좋은 것으로 확실히 주실 것만 믿는다. 

 

... 책정리를 하며 내 나름의 기준으로 마음대로 정리한다. 

내게 이롭도록...

 

나도 지금의 상황에서 그분에게 이롭도록 잘 사용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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