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재밌냐?"

소리유리 2024. 1. 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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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한 칼라스 원두 '다크웨이브'로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둘째와 홍제폭포로 산책 간다. 
아름인도서관에서 숙제도 하고 책도 읽기로 했다. 
 
산책가는 길에 손이 차갑다고 자꾸 손을 잡는다. 
잡아줄 때가 좋을 때라고 한다.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간다.  
 
걸어가며 장난을 친다.
장난이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둘째를 놀린다.  
자꾸 놀리니까 내게 한 마디 한다. 
조금은 짜증 나는 듯 웃으며 한 마디 한다. 
"재밌냐?"
어디서 반말을! 
 
길은 눈이 다 녹아 걷기 좋다.
공기는 좀 안 좋지만 그래도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눈사람을 발견했다. 
표정이 살아있는 것 같다. 
 

 
눈사람 팔도 만들고 얼굴도 꾸며주고 옷 입혀주고 '부수지 마요'라고 부탁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눈사람을 보고 부수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도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가끔 부수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
혼자 통쾌한 듯이 부수고 없애고...
 
오늘 둘째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재밌냐?"
 
재밌지 않았으면 좋겠다. 
눈사람을 부순 사람의 꿈에 눈사람이 나타나 복수하는 영화 같은 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 정말 재미없었다는 고백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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