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오후는 좋은 하루"

소리유리 2024. 1. 1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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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손님이 왔다. 

지난번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온 귀한 손님이다. 

홍대입구에서 만나 경의선숲길과 홍제천을 걷는다.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역시 내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 

 

 

둘째 버스 내리는 곳에 같이 간다.  

둘째가 뛰어가 안긴다. 나보다 좋은가 보다. 

저녁은 그냥 집에서 한다. 

메뉴는 콩불과 어묵볶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먹었던 메뉴지만 오늘 손님은 처음이다. 

 

 

맛있게 먹는다. 

이전에 먹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콩불과 어묵 대열에 합류했다. 

 

오늘 '칼라스'에서 주문한 원두와 더치커피가 왔다. 

다크웨이브... 맛이 좋다. 

후식으로 커피를 내려준다. 맛있다고 좋아한다. 

한라봉도 먹는다. 

 

모르던 소식도 듣고... 왠지 안타까운 이야기도 듣고...

내 이야기도 해주고... 내 생각도 이야기하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래도 보람을 느낀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많이 걸어서 차로 데려다준다. 

 

문득 유안진 씨의 '지란지교를 꿈꾸며'가 떠오른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하지 않는 친구.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고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좋은 사람은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좋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 저녁 늦게 둘째가 간식을 사달라고 한다. 

침묵하고 있는데 아내가 아빠랑 가라고 한다. 

가야 한다. 

과자와 내일 먹을 떡볶이 재료와 우유 등을 산다. 

내일은 둘째와 홍제폭포 도서관에 가서 같이 공부하기로 했다. 

 

같이 걸을 수 있어 좋다. 

산책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연남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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