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까불다"

소리유리 2025. 1. 2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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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는 만두와 녹두전을 꼭 한다. 

녹두는 미리 불려놔야 한다. 

녹두를 몇 번 씻고 물에 담가놓는다. 

깐 녹두지만 껍질이 많다. 

 

 

껍질만 버리는 방법은 조심스럽게 물을 버리는 것이다. 

껍질은 가벼워 물을 버릴 때 같이 버려진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많이 걸러진다. 

 

오래전에는 쌀조리를 쓴 적도 있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대충 이렇게 생겼다. 

 

https://www.hiic.kr/goods/goods_view.php?goodsNo=1000009425

 

쌀조리 쌀조리개 쌀씻는도구 거름채

HIIC

www.hiic.kr

 

손목 스냅을 이용해 조리를 휘휘 저으며 껍질만 걸러낸다. 

나름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잘하는 편이었다. 

 

조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가 또 있다. 

'키'

곡식 따위를 까불러 골라내는 그릇이다.

알곡만 남기는 농사기구다. 

 

'까불다'는 재밌는 말이 나온다.

위아래로 가볍고 빠르게 흔들다는 의미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키를 위아래로 흔들어 곡식의 티나 쭉정이를 날려 버리는 것을 '까부르다' 또는 '까불다'라고 한다. 

까불러 알곡만 남긴다. 

 

티, 쭉정이, 껍질을 제거한다. 

조리나 키를 사용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다.

사람도 이런 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티, 쭉정이, 껍질만 골라내어 버릴 수 있는 기구. 

그 사람의 진면목,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도구. 

 

사람을 까불러 진짜 알곡 같은 사람만 남게 하는 기구. 

물론 그런 것은 없다.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나도 오랜 기간 함께 했지만 구분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보였다. 

 

사실 누구나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결국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런 도구는 없지만 그분은 있다. 

 

성경에서 말한다. 

알곡과 쭉정이!

키를 들고 구분해서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신다고 한다. 

마태복음 3장

 

12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

 

곡식과 가라지에 대한 말씀도 있다. 

마태복음 13장

 

29   주인이 이르되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30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내 곳간에 넣으라 하리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한다. 

추수 때까지 놔두었다가 가라지는 한 번에 불사른다. 

곡식은 곳간에 보관한다. 

 

까부르는 그날이 반드시 온다.

결국 드러난다. 

위로가 되는 말씀이다. 

 

...  이제 남은 것은 내일 녹두전이나 맛있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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