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헛걸음"

소리유리 2024. 8. 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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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점심을 하기로 했다. 

아내와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마루샤브스카이 홍대직영점으로 간다. 

꼭대기 층이라 경관이 좋다. 

 

사람들이 많다. 

자리가 없다. 

다행히 룸 예약이 없어 룸으로 안내받는다. 

 

샐러드바가 있어 이것저것 가져다 먹는다. 

음식도 맛있고 괜찮다. 

가격도... 음식의 질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배부르다. 

저녁은 못 먹겠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무거워진 몸을 일으킨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무료주차는 아니다. 

 

장모님은 홍대 구경 및 쇼핑할 겸 내려드리고 아내는 아이들 학교에 내려준다. 

오늘 공개수업 및 상담이 있다. 

나는 집으로 간다. 

 

수요설교를 작성해야 하는데 졸음이 몰려온다. 

이런저런 일로 신경을 좀 썼더니 몸이 피곤하다. 

잠시 눕는다. 

잠시 뒤에 첫째가 왔다.

바로 깼다.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준다. 

그리고 아내와 통화한다. 

아이들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내용을 전해 듣는다. 

 

그래도 아이들이 잘 자라줘 참 감사하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둘째는 친구들을 많이 도와준다고 칭찬해주셨다고 한다. 

나름 자기 몫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곳을 나오고 속사정을 들은 아이들에게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지금의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어 그것도 감사하다. 

 

집에 도착해 설교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사도신경을 계속해서 설교하고 있다. 

우리가 매번 외우는 사도신경이다. 

줄줄 외우면서 그 내용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 

 

설교를 올리고 산책을 나선다. 

오전에 머리손질을 하려고 상암동에 갔는데 또 헛걸음을 했다. 

내 전용 미용사(?) 분이 목요일 쉬는 날인줄 알았는데 수, 목을 쉰다고 한다. 

오전에 오천보 이상 걸어서 저녁 산책은 간단하게 한다. 

만보를 채우고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머리카락 정리에 실패했다. 

오늘은 헛걸음을 했다.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아무 보람 없이 가거나 오는 일'

 

살면서 얼마나 많은 헛걸음이 있었을까?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일들. 

나름 열심히 했는데 아무 보람이 없는 일. 

 

헛걸음이라 느껴지는 20년. 

감정상 너무나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결론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그리고 이룬 것들도 있고 얻어낸 것도 있다. 

 

다만 마지막 그곳에서의 설교는 '헛걸음'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요 '나'의 믿음과 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는데...

설교의 결론은 믿음과 생활을 같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설교를 들은 그들은 '믿음과 생활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내게 보여줬다. 

설교가 헛걸음했다. 

그들의 생활이 믿음과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 나의 마지막 설교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생활은, 행동은 성경적이지 않은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준 것은 경악할 일이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그곳에서 한 모든 설교들이 '헛걸음'처럼 느껴진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기에 20년을 통째로 헛걸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더 답답해하시고, 그 믿음과 생활이 다른 모습들을 보시면서 헛걸음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 

그곳, 그 사람이 반면교사가 되었다.

꼭 기억하자! 

하나님의 사람들의 헛걸음을 하나님에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것을 잘 이끄는 것이 진정한 목회다!

잘 준비하고 잘 이끌어야 한다. 

진짜 걸음을 함께 걸어가자!

 

... 금요일에 다시 머리정리하러 간다. 

그땐 헛걸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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