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자치적 수련회, 자치적 교회"

소리유리 2024. 8. 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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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에 아이들이 수련회를 마치고 교회에 도착한다고 연락이 온다. 

집에서 대기하다가 데리러 간다. 

수련회가 어땠는지 물어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도 열심히 하고 온 듯싶다. 

 

첫째는 일이 있어 나가고 둘째는 침대로 간다. 

나는 아내 치료실로 가서 설교를 준비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듯싶어 미리 준비한다. 

 

둘째가 깊이 잠들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끝나고 오늘 뒤풀이를 한다고 하는데...

한참 뒤에 전화를 받는다. 

많이 피곤한 듯싶다. 

 

집에 간다. 

둘째가 뒤풀이 장소로 가는 것을 보고 산책을 나간다. 

밤인데 여전히 덥다. 

 

모래내에서 AK몰까지 왔다 갔다 한다. 

더워도 여긴 사람들이 많다. 

횡단보도에 있는데 외국인이 많이 보여 이곳이 외국 같다. 

 

 

... 아이들에게 수련회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난다. 

여름에 수련회 없이 보내는 것이 몇십 년 만에 처음이다. 

많은 프로그램과 집회를 기획하고 인도했다. 

 

수련회 주제를 정하고 요일별 주제를 정한다. 

전체적인 흐름과 목적에 따른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든다. 

주제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그동안 지도하던 청년들이 기획서를 가져오면 몇 번의 수정을 요구한다. 

 

처음엔 기획도 모르고 프로그램도 이상하게 만들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갔다.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고 수련회에 가서 인도한다. 

몇십 년을 그렇게 해왔다. 

 

이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큰 교회임에도 자치적 활동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주제에 맞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한다. 

그동안 그렇게 수련회를 준비하지 않은 탓일 것이다. 

집회 기도회 시간도 부족하다고 한다. 

물론 중학생이 대상이라 감안할 부분들이 있다. 

 

아이들이 예전 곳에서 보통 2시간 이상 기도회를 했다.

청년수련회 집회 때도 함께 해서 이번 수련회 집회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자치적으로 만들어가는 수련회!

준비하는 과정부터 수련회다. 

 

그동안 부족한 부분을 고민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주제를 정하고 함께 만들어간다.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방법을 찾고, 스스로 만들어간다. 

그것을 추구해 왔다. 

자치적으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수련회.

 

물론 중학생들이라 그것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교역자와 교사들이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적극 동참하게 하고 스스로 기획하는 프로그램도 맡겨봐야 한다. 

그저 참석만 하는 것으로 고마워해서는 안 된다. 

 

자치적이라는 말은 '스스로 자기 일을 다스리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주최 측에서는 학생들이 수련회를 참석해 주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다. 

자치적 수련회는 교역자와 교사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참석하는 수련회를 위해 '스스로 자기 일을 다스리는 것'이 있는가 물어봐야 한다. 

 

교회도 그렇다. 

자치적인 교회를 꿈꾼다.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기획하는...

어느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에 필요한 것을 찾고 만들어 간다. 

그것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획하고, 함께 진행하고 느낀다. 

자치적 교회다. 

 

... 아이들이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아빠가 와서 프로그램 기획해 줘!

자치적 수련회, 자치적 교회가 제대로 그리고 함께 지어져 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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