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한량(閑良)"

소리유리 2024. 8. 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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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째가 고열에 감기기운으로 병원에 갔다. 

의사가 감기환자 2명 중 한 명은 코로나라고 한다. 

약을 처방해 주면서 제일 좋은 것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 첫째가 푹 늦잠을 잔다. 

 

둘째와 나갈 준비를 한다.

제주도 처제 딸, 처조카가 4박 5일 일정으로 우리 집에 온다. 

둘째와 친하고 한 살 어리다. 

공항으로 마중 나간다.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빈자리를 찾아 겨우 주차하고 1층으로 들어간다. 

몇 분 기다리다가 만나서 집으로 온다. 

 

 

점심을 차려주고 아이들은 잠시 쉰다.  

첫째는 오늘 학원이 취소되어 집에 늘어져있다. 

시간 날 때 집안 정리도 좀 하고 밑반찬도 만든다. 

 

냉동실에 건새우가 있다. 

건새우 고추장볶음을 해놓는다. 

집안에 건새우 볶은 냄새가 가득하다. 

물론 맛은 있다. 

다만 냄새가 잘 안 빠진다. 

 

처조카와 둘째를 홍대 방탈출 카페에 데려다준다. 

집에 와보니 첫째가 어느새 건새우 반찬으로 밥을 먹었다. 

첫째에게 한 마디 한다.

'오늘 너 완전 한량 같다'

 

첫째가 대답한다. 

'한량이 뭐야?'

찾아보라고 말한다. 

 

한량은 ‘관직이 없이 한가롭게 사는 사람'이다. 

말하고 보니 내 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한량에서 벗어나야 한다. 

 

... 어제 개척멤버 모집글을 올렸다. 

사실 개척을 하고 한 사람의 성도가 함께 하기도 힘들다. 

특히 요즘 시대에 개척교회, 미자립교회, 상가교회를 찾아오는 성도 찾기는 어렵다. 

 

기대는 하지만 마음은 내려놓는다.

모집글을 올림으로 개척을 준비하는 것을 알리지만 직접 말하고 권해야 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옛 곳에 있는 사람들에겐 이야기하지 않는다. 

혹 오신다는 분이 있다면 막지 않지만 먼저 권하고 설득하지는 않는다. 

 

지난번 사태로 인해 더 이상 이상한 말들을 듣기 싫다.

없는 말도 만들어 내기에 아예 싹을 없앤다. 

오실 분도 없지만 혹 내가 먼저 권하지 않는다.

내가 20년 담당한 청년들에게도...

 

한 두 가정이라도 함께 시작한다면 내겐 기적이다. 

그리고 그 기적을 베풀어 주신다면 감사할 뿐이다. 

그저 열심히 준비하는 것들이 그분의 계획 가운데 잘 진행되길 기도할 뿐이다. 

 

... 오늘 저녁은 마라탕이다. 

처조카와 둘째는 집에 오는 길에 마라탕을 사 오고 첫째는 주문한다.

나는 이쪽저쪽에서 조금씩 뺏어 먹는다.

저녁 해결이다. 

당분간 일정은 처조카에게 맞춰야 한다. 

내일은 뭘 하고,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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