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짧고 굵은 노동"

소리유리 2024. 8.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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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반에 일어난다.
6시 20분까지 교회로 가기로 했다.
후다닥 준비하고 간다.

35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보니 이미 자재를 실은 트럭이 와 있다.
목사님과 청년 한 명이 함께 한다.
목사님은 웬만한 공사를 직접해 오셨다.
재능이 많으신 분이다.

석고보드와 각목을 3층으로 옮겨야 한다.
석고보드는 엘리베이터로 옮긴다.
두 장씩 들어 싣고 옮기고를 반복한다.

임시로 엘리베이터 옆에 차곡차곡 놓는다. 

 

각목은 길어서 엘리베이터에 안 된다. 

트럭이 1층으로 간다. 

1층 한쪽 구석에 먼저 옮겨놓는다. 

 

목사님이 미리 김밥을 주문하셔서 청년이 찾아온다. 

잠시 3층 교회 식당에서 김밥을 먹는다. 

아주 잠시 쉬고 다시 일을 시작한다. 

 

석고보드를 공사할 곳으로 옮겨놓는다. 

목사님과 청년이 두 장씩 옮긴다. 

나도... 두 장씩 옮긴다.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다. 

그래도 3명이서 하니까 수월하다. 


각목이 문제다.
무게도 좀 있지만 길이가 아주 길다. 

3600mm 사이즈인 것 같다. 
계단으로 옮겨야 한다.
목사님과 청년은 요령 있게 잘 옮긴다.

나는?
요령이 없다.
옮기면서 요령을 익힌다.
손에 들었다가, 어깨에 걸쳤다가, 등에 걸쳤다가...
계단을 돌면서 목재가 걸린다.
높이 올려서 돈다.

생각보다 힘들다.
문득 내 나이를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한다.
잠시 숨을 고르며 농땡이를 핀다.

 

1층으로 또 내려간다.
아직 많다...

반복 작업이다. 

숨이 차기 시작한다. 

마침 공사하시는 분들이 왔다. 

4명이다. 
그분들 짐도 3층으로 옮긴다.
다시 목재 더미를 옮긴다.
3층에 올리고 다시 내려가는데 미소가 지어진다. 

공사하시는 분들도 목재를 나르기 시작했다. 

 

... 남자 7명이 옮기기 시작하니까 금방 끝났다. 

오랜만에 숨을 헐떡인다. 

교회 식당에서 목사님이 아이스커피를 내려주신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정상 호흡을 찾기 시작한다. 

잠시 대화를 나눈다. 

시간은... 겨우(?) 1시간 일했다. 

다만 쉬지 않고... 

 

내비게이션을 찍어 집 가는 시간을 체크한다. 

오전에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줘야 한다. 

올 때는 30분 조금 넘게 걸렸는데 갈 때는 1시간이 찍힌다. 

 

대화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후다닥 간다. 

집에 와서 문득 팔을 보니 초보 노동자의 티를 냈다. 

아마도 목재를 들고 계단 방향을 바꿀 때 이리저리 움직여서 그런 것 같다. 

 

아침은 간단하게 삼각김밥이다. 

어제 돼지고기 다짐육으로 고추장볶음을 해놨다. 

후다닥 만든다. 

예전에도 사진을 찍었지만 모양을 잡아 한 번 찍어본다. 

 

 

... 매일 만 보 이상은 걷지만 근력운동은 하지 않았다. 

이제 근력운동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짧은 1시간짜리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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