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멍 때리기 효과'

소리유리 2024. 2. 1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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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에게 선물로 강탈(?)한 드립전기포트가 어제 왔다. 
아침에 아내 커피를 내려준다. 
첫째, 둘째 챙겨주다 보니 오늘도 역시 늦은 산책이다. 
 
아.. 오늘 첫째에게 부탁받은 일이 있다. 
'디어 에반 핸슨' 뮤지컬 예매다. 
2시부터 시작이라고 들어가서 꼭 해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받았다. 
 
'차이나는 클라스'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좋아한다. 
예전에 뮤지컬 편을 보면서 첫째가 흠뻑 빠졌고 뮤지컬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특히 박강현 씨를 좋아한다. 
액자에 고이 넣어둔 박강현 사인도 있다. 
 
'더브래드팬트리'에 박강현 씨가 왔고 첫째가 팬이라는 사실을 아는 지인이 빵봉지에 사인을 받아주었다. 
빵도 없는 빵봉지지만 첫째에게는 아주 소중하고 가치 있는 빵봉지다.
고이 액자에 넣어서 장식하고 있다. 
 
세뱃돈과 용돈을 미리 당겨서 뮤지컬을 보는 것을 허락받았다. 
처음 보는 뮤지컬, 좋은 자리에 앉아 봐야 한다고 2시에 꼭 광클릭 해달라고 한다. 
구박한다. 
아빠도 이렇게 비싼 좌석에서 본 적 없다고...
내 말에 반응도 없다.  
앞 쪽에서 박강현 씨를 봐야 한다는 집념이 대단하다. 
내 스마트폰 알람을 맞추며 잊지 말라고 몇 번씩이나 당부한다.   
 
둘째를 데려다주고 잠시 멈춰 2시에 사이트에 들어가 본다. 
첫째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고 들어갔다. 
놀랐다. 
아... 증거를 남겨야 한다.
캡처를 했다.
 

 
2시 1분으로 되어 있지만 2시에 들어갔다. 
처음엔 3천 명이 넘었는데 1분 사이에 줄었다. 
드리어 들어갔다. 
첫째 아이의 요구사항이다. 
 
"4월 14일 15시 박강현
 4-12열 안되면 20열까지 최대한 정중앙"
 

 
 
음... 택도 없다. 
처음엔 흰 좌석을 누르면서 이상하다 했다. 
설마?
3층 뒤쪽 주황색이 가능한 좌석이다. 
이것도 캡처해서 증거로 보여줘야 한다. 
실패했지만 아빠의 노력을!
 
첫째에게 증거 카톡을 보낸다. 
답이 왔다. 
'헐..'
 
난 할 만큼은 했다. 
이렇게 인기가 있는 줄은 몰랐다. 
다음엔 집에서 컴퓨터로 광클릭을 해봐야겠다. 
 
... 비가 온다. 
진눈깨비다. 아니 눈이다. 
아니 다시 비가 온다. 
어? 해가 비친다. 
파란 하늘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날씨를 경험한다. 
파란 하늘이 좋다. 
 

 
옛 곳에 계신 분께 전화가 왔다. 
귀한 분이다. 반갑다. 
알고 보니 '오늘' 애독자이시다. 
1시간 45분 57초간의 통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통화할 만큼 반갑고 좋다. 
 
그곳 또는 그 사람들은 여전히 아픔과 상처지만 그곳의 귀한 분들은 아직 많다.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 보지 못한 것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듯하다. 
 
아내가 통화를 길게 하고 끝날 때에 못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는 말을 놀린 적이 있다. 
귀한 분과 통화를 길게 하고 또 만나자고 한다. 
나도 아내를 닮아간다. 
이제 같이 지낸 시간이 닮아갈 때도 되긴 했다. 
 
이제 통화했으니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하시라고 말한다. 
오랜만의 통화로 아침의 답답함이 조금은 가신 듯하다. 
감사한 전화다. 
 
... 어둑어둑해진다. 
눈앞에 홍제폭포 물이 쉼 없이 내려온다. 
인공폭포의 장점이다. 
아름인도서관에 잔잔한 음악이 나온다. 
 

 
딱 '멍 때리기' 좋은 환경이다. 
멍 때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긴장을 푸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본래 멍 때리기를 잘하지 못한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문득 내려오는 물줄기를 보며 멍 때리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긴장을 푸는 효과가 진짜 있는지 내 몸으로 확인해 봐야겠다. 
 
다만 오늘은 아니다. 
6시가 넘었고 집에 가야 할 시간이다. 
이제 정리해야겠다. 
 
오늘도 '오늘'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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