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그곳과 관련된 꿈을 꾼다.
깨면 개운치 않다.
아니 기분이 나쁘다.
트라우마?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
재해는 '가뭄, 대화재, 전염병, 지진, 태풍, 해일(海溢), 홍수 따위로 인하여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재난(災難). 또는 그로 인한 피해'라고 한다.
그들, 특히 그 사람은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내겐 재해다.
20년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큰 재해다.
'백'이라 알던 것이 사실 '흑'임을 알게 된 재해.
시간, 사람, 믿음, 신뢰 등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든 재해다.
그리고 그 재해가 자꾸 꿈을 건드린다.
이야기도 등장인물도 원하지 않는 '20년의 재료'에서 자꾸 나온다.
반면 그곳, 그 사람에겐 삭제된 나인데.
성경 몇 번 읽었다는 것을 자랑하고, 새벽기도를 공휴일에도 본인이 인도한다는 것을 자랑하지만 그것들이 그저 자랑거리였음을 알게 된 재해.
하나님을 많이 앞세우지만 결국 그 앞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재해.
잘못을 감추기 위해 도리어 당당하게 피해자에게 큰소리치는 끔찍함을 보는 재해.
그중에서도 최고의 압권은 거짓과 계략으로 사람을 내몰아내고 피해자의 물건을 탐하는 악마의 미소라 불리는 소름 돋는 재해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너무나 큰 참사가 있었다.
아수라장이 된 그곳 그리고 참사 당일에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악마의 미소라 불리는 유명한 사진이다.
https://luckykorean.tistory.com/484
고화질로 다시 공개된 영상,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찍힌 '악마의 미소'
고화질로 다시 공개된 영상,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찍힌 '악마의 미소'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서옷을 훔치며 미소를 짓고 있던 아줌마.도저히 믿을 수
luckykorean.tistory.com
구조하는 사람의 질책에도 그저 자기 욕심을 채우고 만족하는 악마의 미소다.
이 장면과 그 사람이 자꾸 겹쳐진다.
내 물건, 책들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채 폐기되는 와중에 내 오래된 노트북을 손에 든 그 사람과 악마의 미소가 하나의 이미지가 된다.
직접 보지 않았지만 악마의 미소를 알기에 이미지가 더 또렷하다.
그 이미지는 수시로 내게 떠오르는 소름 끼치는 재해다.
사람이라 하지 못하고 악마로 말하며 악마의 미소라 붙여진... 영구히 남겨진 사진이 지금도 여기저기 떠돌아다닌다.
그리고 그 사진이 그에게 재해다.
영구히 남아 악마의 미소라 불려지는 것이 악마의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 재해로 남았다.
그것을 아직도 인정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도 자신이 저지른 짓이 자신에게 가장 큰 재해임을 깨달을 날이 올지 모르겠다.
... 찝찝함을 뒤로하고 오늘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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