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바쁘다.
사촌 조카 결혼식이 선릉역 근처 예식장에서 있다.
11시 결혼식이 그리고 12시 홍대에서 약속이 있다.
예식 전에 도착해 축의금을 내고 친인척에게 인사, 양해를 구하고 후다닥 나온다.
처음 예상 도착시간은 아슬아슬했는데 갈수록 막히기 시작한다.
한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다.
홍대 한식당 '들풀한상'에서 동아리 제자 4명과 만난다.
1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착한 제자들이다.
그중 한 명은 그곳과 관련된 제자다.
밥은 계절솥밥으로 여러 영양가 있는 재료와 함께 나온다.
주 메뉴는 여러 종류를 시킨다.
정갈하고 맛도 깔끔하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일 년간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묻고 듣는다.
물론 내 이야기도 궁금해한다.
그곳과 관련된 제자가 있어 너무 자세하게 하지는 않고 대충 말해준다.
그 제자는 내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
제자가 소식이 늦은 탓도 있고 내가 그곳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은 탓도 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 내 이야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아니 내가 내 일을 말한 사람은 내게 먼저 찾아오거나 연락한 사람 외엔 없다.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같다.
놀라움, 경악, 믿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다,.
녹취도 있다고 말하며 저장된 문자도 슬쩍 보여준다.
후식을 위해 자리를 옮긴다.
식사는 제자들이 돈을 모았는지 산다고 한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후식은 내가 쏜다고 말하고 이동한다.
내가 가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상암동에 있는 '더브래드펜트리'다.
주차를 하고 들어간다.
빵을 고르고 음료를 시킨다.
자기들끼리 이야기가 되었던 건지 이번에도 제자들이 계산한다.
민망하다.
사장 집사님이 서비스로 빵도 몇 개 더 주셨다.
대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한 제자가 봉투를 전해준다.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것도 있지만 개척 소식을 듣고 헌금을 전달한다.
'마음을 담아'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봉투를 전달해 준다.
글씨 그대로 마음이 담겨있다.
고맙고 감사하다.
매년 찾아오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밥과 커피와 빵 그리고 헌금까지...
언제든지 연남동에 개인적으로 놀러 오고 싶으면 꼭 연락하라고 말한다.
흰소리가 아니라 진심이다.
동아리에서 지도할 때 구박도 참 많이 했었는데...
다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나이에 맞게 성장했다.
오래전에 가르쳤던 것들을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
...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홍대까지 데려다주고 집으로 온다.
첫째에게 올해 교회 표어에 맞는 디자인을 하나 부탁하고 주일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주보, 악보, 파워포인트 그리고 설교 마무리...
... 귀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런 만남이 있을 때 그곳, 그 사람, 그곳의 사람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흰소리'란 말을 조금 전에 했다.
흰소리란 '터무니없이 거들먹거리거나 허풍을 침'이란 뜻이다.
그곳에서 내게 흰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대표적으로 그 사람이 그랬고 친분이 있는 사람들 중에도 많았다.
그들의 말이 흰소리인 것은 큰 일을 겪고 알게 되었다.
나를 위한 것인 양 내게 거들먹거리며 허풍을 친 사람들...
그 흰소리가 그 사람의 사람됨을 보여준다.
사람됨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지만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은 나의 미련함이다.
그리고 늘 반성하고 결심하게 된다.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내가 말한 것들, 앞으로 해나갈 것들이 흰소리가 아닌 진짜임을 삶을 통해, 교회를 통해 증명해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마음을 담아 귀한 섬김을 보여준 제자들에게 앞으로 늘 흰소리가 진심을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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