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다.
둘째가 중등부 예배 후에 친구와 점심을 먹는다.
지난번 우리 집에서 하루 지낸 친구가 쏜다고 한다.
둘째를 데리고 교회를 가느라 조금 늦게 출발한다.
마음이 조금 급하다.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지하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아내와 둘째를 내려주고 나는 교회 뒤편 공영주차장으로 돌아간다.
헉... 여기도 자리가 없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길건너편 다른 공영주차장으로 간다.
다행히 한 자리 있다.
얼른 주차하고 교회로 간다.
현수막을 달고, 주보를 놓고, 예배 파워포인트, 영상, 음향을 체크한다.
오늘도 기쁨나무교회 성도, 청년이 도와준다.
둘째는 믿는 구석이 있어 반주 연습도 어제 하지 않았다.
지난주에 이어 반주와 영상을 도와준다.
오늘은 음향 전문가도 함께 한다.
예배 전 한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주에 오신 귀한 분이다.
교회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등록카드를 작성하신다고 하신다.
첫 성도다.
물론 장모님과 처형이 계속 예배 자리를 지키고 성도로 등록하기로 했었다.
다만 아직 등록카드를 작성하진 않았다.
등록카드를 작성한 첫 우리 교회 성도가 생기는 11월 24일 주일이다.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예배를 드리고 오늘도 커피를 마시며 두 분의 성도님과 티타임을 갖는다.
티타임 이후에 첫 성도님과 기념사진도 찍는다
두고두고 기억될 날이다.
첫 등록성도가 누구일지 기대했었다.
한 가지 더 기대하는 것이 있다.
오늘 등록하신 분은 이전에 알던 분이다.
한 가지 더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은 이전에 전혀 알지 못하는 성도의 등록이다.
그날도 기억될 날이 될 것이다.
앞으로 기억하고 기록될 날들이 더 많이 지길 기도하고 기대하고 기다려본다.
... 저녁으로 둘째가 스파게티를 요구한다.
어제 김장에 한몫을 제대로 한 탓에 들어준다.
아내 카드를 손에 쥐어준다.
아라비아따 소스를 사 온다.
음... 재료로 넣을 것이 없다.
마늘, 양파, 버터 그리고 소스다.
첫째도 온다고 한다.
스파게티면이 적당하게 잘 삶아졌다.
둘 다 잘 먹는다.
문제는... 내가 먹을 면은 없다.
지난번 받은 삼양라면 면을 삶아 스파게티면을 만들어 먹는다.
먹을만하다.
... 서늘한 날씨가 산책하기 좋다.
연남동 길로 홍제천길로 간다.
가게들이 성탄 분위기를 내고 있다.
피곤해서 어느 정도 걷다가 돌아오려고 했는데 어느새 홍제폭포다.
지난번 투명돔도 완성되어 있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은 많이 없다.
... 작년부터 기억될 날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날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날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 부정적인 날들이 기억에 박혀있다.
당장 빼낼 수는 없다.
아직도 종종 기억에서, 꿈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앞으로 긍정적으로 기억될 날들이 심길 것을 기대한다.
중간중간 좋지 않은 날들도 분명 있겠지만 최악의 날이라 손꼽을 수 있는 날은 경험했다.
이제는 그보다 좋은 날, 긍정적으로 기억될 날들이 더 많아지리라 기대해 본다.
오늘은 좋은 기억에 심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