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기도 연기"

소리유리 2024. 9. 19.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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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밤 산책을 하며 아내가 말한다.
그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준 것을 생각하면 너무 기분이 나쁘고 소름 끼친다고...

그곳에 아내와 갔을 때 일이다.
처음 순서를 배정받아 갔다.
3층으로 올라가 그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을 걱정하며 하는 말과 분위기가 좀 이상하고 찝찝하다.

시간이 됐다.
기도하자고 한다.
물론 나와 가족을 위한 좋은 이야기들이다.

문제는 연기였다.
다 결정된 상태에서 아닌 척하며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척하는 기도 연기였다.

지나고 나니 그 기도가 소름 돋는 것이 됐다.
본인이 계획하고 진행하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부정과 불공정을 진행하면서 전혀 아닌 척 연기하며 기도 연기를 하는 것...

아내는 그때를 말하는 것이다.
여전히 가끔씩 분노한다.
기도에 분노하는 이상한 일이다.
물론 나도 200% 공감한다.
내가 당사자이기에 200, 300%다.

기도 연기 외에도 더 많은 연기들이 있었다.
굳이 말하기도 귀찮다.
다만 그 신분은 연기하면 절대 안 된다.
척하면 안 된다.

연기인지 진짜인지 주인을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속았지만 그분은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

기도 연기...
가짜 기도가 있다는 것이 웃기다.
하나님께 하는 기도는 연기할 수 없다.
연기, 가짜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내 이익을 위해 신앙, 믿음을 그리고 기도를 연기한다.

가해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피해자를 걱정하고 기도해 주는 모순.
여긴 그것이 가능한 곳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것을 거리낌 없이 하고 책임을 도리어 피해자에 넘긴다.

연기하지 말자.
쇼하지 말자.
중심을 보시는 그분을 두려워하자.

문득 생각나버린 소름 끼치는 기도에 대한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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