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거울"

소리유리 2024. 7. 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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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왔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은 불지만 햇볕이 뜨겁다. 

날이 흐려 모자를 안 챙겼는데 중간중간 날이 밝아진다. 

 

 

홍제폭포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 

얼린 물도 금방 녹여버리는 날씨다. 

이곳에서 돌아간다.

 

홍제폭포를 지난번 공사하면서 큰 거울이 생겼다. 

지나가면서 내 몸이 보이는 것이 어색하지만 거울 자체는 보기 좋다. 

왼쪽이 실상이고 오른쪽이 거울이다. 

 

 

거울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3가지의 뜻이 나온다.

 

1. 물체의 모양이나 형상을 비추어 볼 수 있게 유리 따위로 만든 물건

2. 어떤 대상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보여 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모범’이나 ‘본보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첫 번째가 가장 일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거울이라는 물건 자체를 설명한다. 

 

두 번째 '어떤 대상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보여 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모양이나 형상을 똑같이 보여주는 성질을 이용한 의미이다. 

쓰이는 예도 알려준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말은 마음을 나타내는 거울이다.

 

거울이라는 단어가 사람에게 사용될 때 많은 부담이 된다. 

세 번째 의미도 그렇다. 

'모범, 본보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 참 솔직하고 꾸밈이 없지만 비유적으로 쓰일 때는 신중하게 쓸 단어가 된다. 

오늘 찍은 사진만 봐도 무심코 보면 어느 쪽이 거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비슷하고, 닮아가고, 똑같다. 

 

종종 아이들이 엄마 닮았다, 아빠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예로 든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다'는 말이다. 

그래서 모범,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와 어른 관계만이 아니다. 

부모와 자녀, 선생과 제자, 목사와 성도의 관계 등도 그렇다. 

'부모, 선생, 목사'로 '자녀, 제자, 성도'를 지적하고 꾸짖을 때도 있다. 

지적하는 말에 말문을 막히게 하는 대답이 있다. 

바로 '엄마, 아빠, 선생, 목사도 그렇게 하잖아'다.

 

이 말은 '그저 나는 따라했을 뿐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거울처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할 말이 없어진다. 

 

사람들을 보며 내 모습의 일부분을 발견한다. 

좋은 면은 감사하지만 나쁜 면도 많다. 

그리고 그 나쁜 면은 없애려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해서 없애지 않으면 어느새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의 나쁜 면을 그대로 보여주게 된다. 

언젠가 '왜 그렇게 했어!'라고 책망할 때에 '나를 보고 따라 했다거나, 나를 보고 해도 되는 줄 알았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 얼린 물이 다 녹았다.

다음에는 좀 더 큰 병에 얼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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