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깜냥"

소리유리 2024. 6.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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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이들은 늦잠을 잔다. 

학교 재량휴업일이다. 

아이들이 쉬면 부모는 못 쉰다. 

 

지난번에 사놓은 감자가 있다. 

시간이 좀 됐다. 

아침 반찬으로 감자채 볶음을 한다. 

 

음... 감자 5알이 아직 있다. 

감자전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감자를 갈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감자를 썰어서 한다. 

 

문득 '전, 부침개, 지짐'의 차이가 궁금하다. 

인터넷을 찾아본다. 

 

'전'은 재료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시켜 밀가루와 달걀물을 씌운 다음 프라이팬에서 기름으로 지진 것을 말한다.

'부침개'는 재료의 형태를 무시하고 잘게 썰어 밀가루와 함께 반죽한 뒤 프라이팬에서 지진 것을 일컫는다.

'지짐 또는 지짐이'는 경상도에서 쓰이는 방언으로, 전과 부침개를 통틀어 ‘지짐’ 또는 ‘지짐이’라고 한다. 

 

설명을 보면 감자전과 비슷한데 이런 식으로 요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방식은 어머니가 주로 하신 방식이다.

 

부침가루에 계란, 우유, 물, 후춧가루, 약간의 소금을 더 추가한다.

감자를 썰어 반죽옷에 입혀 프라이팬에 부친다. 

아주 간단한 요리다. 

 

 

아침을 먹은 아이들이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다고 또 먹는다. 

둘째가 김치부침개를 말한다. 

반죽이 남았다. 

김치 조금을 넣고 마구 가위로 자른다. 

김치만 들어간 순수 김치전이다. 

 

 

기름냄새를 좀 맡았더니... 멍하고 졸리다. 

서로 관계는 없는 것 같은데...

아이들이 오후에 학원 갈 때까지 같이 집에 머문다. 

산책은 둘 다 학원에 가면 오후에 갈 예정이다. 

 

... 학교장 재량휴업일.

학교장(學校長)의 재량으로 학교 수업을 하지 않는 날이다. 

재량이라는 말은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일을 처리함'이라는 뜻이다. 

학교장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학교 수업을 하지 않기로 정한 날이 바로 오늘이다. 

 

재량이라는 말이 재밌다. 

좀 전에 말한 의미와 함께 같이 적혀 있는 설명이 있다.

 

'자신의 깜냥으로 헤아려서 처리하다'

 

깜냥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깜냥을 또 찾아본다. 

'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

 

'헤아리다'는 말이 자꾸 나온다. 

'미루어 짐작하거나 가늠하여 살피다'

는 의미다. 짐작, 가늠, 살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잘하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능력이다. 

 

'깜냥이 된다. 깜냥이 안 된다'는 말을 쓴다.특히 사람과 그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와 연관해 많이 쓰인다.학교장으로서 학교 휴업일을 잘 결정할 능력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잘하면 학교장 깜냥이 되는 것이고 잘못된 결정을 하면 학교장 깜냥이 안 되는 것이다. 

 

재량껏 하기 위해서는 깜냥이 되어야 한다. 짐작, 가늠, 살핌, 헤어림... 결국 깜냥이 되기 위해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 자리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재량껏 할 때 좋은 소리를 듣는 깜냥이 되어야 한다. 

깜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재량껏 한다고 설치면 사달이 난다. 

사달은 사고나 탈을 말하는 순우리말이다. 

 

결국 사달이 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 사람의 재량껏 할 수 있는 권한과 그 사람의 깜냥이 부조화가 될 때 일어나는 경우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갖추어야 할 것들을 하나씩 채워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특히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 리더가 되었을 때의 부정적 나비효과가 얼마나 큰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깜냥을 키우자!

이제 깜냥을 키워 재량껏 할 일들을 많이 만들어가야 한다. 

 

... 남겨진 전들을 해치워서 느끼하다. 

첫째는 아까 버스 타는 곳에 데려다줬고 조금 있으면 둘째도 버스 타는 곳에 데려다주려고 한다. 

그리고 느끼한 속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오후 산책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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