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산으로 간 생각"

소리유리 2024. 1. 18. 14:26
728x90
반응형

둘째 오케스트라 캠프가 오늘부터 2박 3일 시작된다.
아침 일찍 둘째와 다른 친구 2명을 태우고 합정에 있는 마리스타 교육관으로 간다. 

둘째도 아이들도 한아름 짐을 들고 탄다. 

간식이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합주를 3시간씩 한다며 투덜대지만 즐거워 보인다. 

 

평상시 가는 길이 너무 막힌다. 

출근시간 무심코 들어가려는 강변북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차를 돌려 왔던 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른 길을 선택한다.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다.

 

어제 캐리어에 짐을 싸는 둘째를 보며 말했다. 

비싼 캠프니까 열심히 하라고... 사실 난 캠프 비용이 얼마인지 모른다. 

근데 둘째가 비용을 알고 있었다. 이야기해 준다 

비싸다... 물론 내 기준이다. 

2박 3일 숙박하며 레슨 받고 합주도 한다. 

밥도 간식도 잘 준다고 한다. 비쌀 만은 하다. 

비싼 비용만큼 진짜 열심히 하라고 한다. 

 

... 첫째는 하루에 2만 보 이상 걷는 비싼 럭셔리(?) 유럽 여행

둘째는 비싼 오케스트라 캠프...
곧 교회 수련회도 있다.
학원은 방학이라 특강이 필수다.

특강 비용도 추가된다.  


방학에 아이들이 바쁘다.
평상시보다 특강으로 인해 2배의 학원시간...
나름 꼭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바쁜 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돈 덩어리 '둘'이다.

방학이라 밥도 많이 먹는다. 

지난번 산 20kg 쌀이 금방 사라진다. 

반찬도 후다닥 먹어 치운다. 

...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이제 없다.
학원과 선행학습... 관심과 돈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마음과 열정만이 아니라 돈이 필수적인 세상이다.

 

좋은 학원은 자리가 나면 바로바로 찬다고 한다. 

비용은 물론 좋은 학원이라 비싸다. 

거리가 멀어도, 비싸도 간다. 

개천을 1급수 맑은 물 또는 더 넓은 바다로 바꾸기 위해서다. 

 

한 아이를 낳아도 키우기 힘든 사회다.
둘째 혹은 셋째를 낳으면 주는 혜택은 생각하지 못한다.
첫째에서 브레이크가 걸리기 때문이다.

자녀 없는 가정도 늘어가고 있다. 

집은 포기한다. 

대부분이 흙수저이기에 평생 집 하나만 바라보지 않는 한 불가능한다. 

 

자녀를 1급수 물에서 키우고 좋은 아파트에 살고 해외여행과 삶을 즐기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다.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그들만의 리그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때문이다.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공부의 목적도 바뀌지 않고, 아이들의 가치관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가치관에 옳고 그름보다는 이익과 불이익...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간다.

물질만능주의가 어느새 들어가 있다. 

공부도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서... 좋은 직장은 연봉이 센 직장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목적으로 어릴 때부터 준비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현실이다. 

 

매번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비정규직, 임시직 월급이 정규적보다 많다면...

의사, 변호사 등 고수익 직업의 수익과 다른 힘든 일과의 수익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직업의 귀천이나 자신의 부를 자랑하려는 일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실제로 선진국이라 불리는 곳에 사는 제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다. 

 

사회제도가 바뀌면 입시제도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

입시제도만 아무리 바꾼다고 돈을 목적으로 하는 공부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사회제도가 바뀌면 최소한 '돈' 만을 목적으로 대학에 가려고 일이 줄어들 것 같다. 

 

... 사회가 바뀌려면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정치가 바뀌려면 사람,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수준이 선진국을 결정한다. 

 

나라의 구성원인 한 명 한 명이 바뀌어가는 것...

그 시작이 우리 공동체, 교회였으면 한다. 

사실 교회에서 정치는 함구해야 한다. 

입 다물고 아물 말도 하면 안 된다. 

 

건전한 정치 토론이 교회에서도 있어야 한다. 

누구를 지지하는 것이 아닌 어떤 정책이 옳고 그른지...

사람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책을 논하는 자리가 교회에서도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말이다. 하지만 목표할만한 일이다. 

 

정치판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지만...

교회 안에서 정치가 함구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도 하나님의 창조질서 중의 하나다. 

올바른 정치를 하도록 돕는 것은 청지기들의 해야 할 사명이다. 

 

...  돈 덩어리 '둘'에서 이야기가 커졌다. 

생각할 시간이 많으니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생각이 산으로 간다. 

약 기운이 이제 도는 것 같다. 

멍하다...

 

정신 차려야겠다. 

 

 

LIST

'오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란 무엇인가?"  (1) 2024.01.26
"버티기, 견디기, 발버둥"  (3) 2024.01.19
"그래도 되는 사람은 없다"  (2) 2024.01.18
"공정과 상식"  (1) 2024.01.16
"마법의 주문 - 프로테고"  (0) 202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