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사람 구경"

소리유리 2024. 10. 1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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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경의선숲길을 걷는다. 

금요일이라 사람들이 많다. 

다들 불금을 보내기 위해 애쓰는 것 같다. 

 

버스킹 하는 사람도 있다. 

모른 척 지나가는 사람, 멈춰서는 사람. 

버스킹을 구경하고 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다양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함께 있다. 

산책하는 사람, 러닝 하는 사람, 날 잡아 연남동에 온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의 표정도 다양하다. 

걸음걸이도 사람마다 다르다. 

 

홍제천에 비해 경의선숲길은 사람 구경하기 좋다. 

유심히 바라보는 것은 아니지만 슬쩍슬쩍 보는 재미가 있다. 

멀리서 혹은 옆을 스쳐 지나가며 자연스럽게 추측도 한다. 

 

한 마디로 별의별 사람들이 다 이곳에 모여든다.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다양함이 잘 어울려져 있는 경의선숲길 그리고 연남동이다. 

 

... 그곳에 큰 행사가 있다고 한다. 

충격적이고 기괴한 일을 경험하며 정말 그곳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큰 행사를 준비하며 이런저런 소식도 들린다.  

 

그곳... 문득 사람 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별의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진짜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을 실감한다. 

 

겉과 속이 다른, 앞과 뒤가 다른 사람들...

가면을 쓰고, 전신탈을 쓴 사람들...

가면을 서로 인정하며 가면이 진짜 얼굴이 된 사람들... 

 

진실과 거짓을 스스로도 구분할 수 없는 사람들...

결국 스스로를 부정하며 추한 아름다움을 꾸미는 사람들... 

'냄비근성이 이것이다'를 보여주는 사람들...

 

진리보다 다른 것을 앞세우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벌거벗은 임금님'도 볼 수 있다. 

또한 '벌거벗은 임금님'을 추앙하는 사람들도 가득하다. 

 

다만 정말 구경만 해야 한다. 

물론 좋은 구경은 아니다. 

신비로운(?) 구경이다.

그리고 절대 그 속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구경꾼의 자리에 있어야 안전하다.  

 

사람 구경... 

좋은 구경을 하고 싶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현실에서 가능하려면... 

'사람 겉핥기'가 현실적인 가장 좋은 구경일까?

겉핥기?

 

'어떤 일의 내용을 속속들이 파악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건성으로 슬쩍 살피는 일'

 

건성으로 슬쩍 살피고 좋은 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 구경... 

아니다.

그건 진짜 구경은 아니다. 

 

좋은 사람들... 겉과 속이 같은 사람들...

진심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다. 

아니 구경이 아닌 그 속에 들어가고 싶다. 

사람에게서 실망,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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