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늦은 저녁을 먹고 나서 산책에 나선다.
10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전혀 시원하지 않다.
손에 든 얼린 보이차병만 시원하다.
그리고 경의선숲길은 이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들리는 소리는 외국어다.
집과 학원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은근히 피곤하다.
... 아직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뻔한 거짓말이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첫째 스마트폰을 주운 사람의 뻔한 거짓말!
'가방에 넣고 깜빡 잊었다'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지금까지 핸드폰이 한 번도 켜지지 않았다.
그보다 앞서 스마트폰을 주워서 바로 전원을 껐다.
그리고 가방에 넣고 수사관이 갈 때까지 깜빡 잊었다는 뻔한 거짓말.
그 전날 건물 관리인이 CCTV를 보고 가게에 가서 확인도 했는데...
아마도 분실된 스마트폰에 대해 들었을 텐데... 깜빡 잊었다는 뻔한 거짓말에 기분이 상한다.
앞뒤가 맞는 말이면 혹시나 하고 모른 척 넘어갈 텐데 전혀 맞지 않는다.
자신의 말을 스스로 부정한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거짓말을 하는 당사자는 자신의 뻔한 거짓말을 눈치채지 못한다.
상황을 막느라 급급하다.
지금 상황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에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아마도 기분이 더 상한 것은 '트라우마'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내가 당한 재해, 뻔한 거짓말, 모함, 헛소문, 뒤통수, 토사구팽... 등
오늘 당한 뻔한 거짓말이 생각하기 싫은 그 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그때에 비하면 오늘은 '새발의 피'지만 그때의 재해를 기억하게 하는 것은 기분 좋지 않다.
뻔한 거짓말로 나와 가족을 바보로 만든 당당한 그 사람과 그곳!
뒤통수를 너무 세게 맞아 기억을 열심히 지우고 있는데 오늘 일은 그때를 기억나게 한다.
뻔한 거짓말이라는 공통점 그리고 뻔뻔함, 당당함!
속이 훤히 보이는데 사람들이 못 보는 줄 착각한다.
어떻게 보면 주변 사람들의 잘못이 크다.
뻔한 거짓말을 웃으며 끄떡거리며 받아준 탓이다.
'문득 고소를 해야 정신을 차릴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래도 '그 사람, 그곳'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 좀 전에 말한 것처럼 '새발의 피'다.
오늘 일은 쉽게 그냥 넘어갈 수 있다.
... 만보를 넘겼다.
이제 집에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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