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알람을 위한 알람"

소리유리 2024. 5. 2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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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첫째 합창대회다.
수업 전 합창연습 때문에 알람이 이른 아침 울린다.
이번 주간 계속 아침마다 연습이다.
다른 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울린다.

첫째는 못 듣고, 나는 알람소리에 깨고, 깨운다.
하지만 10분 또는 20분 뒤에 깨워달라고 내게 말한다.

진짜 일어날 시간에 알람을 설정하라고 해도 보통 10분 또는 20분 전에 알람을 맞춘다.
그나마 다행히 몇 분 간격으로 여러 번 맞추는 것은 이제 하지 않는다.

난 10분 또는 20분을 대기하다가 다시 깨운다.
이 알람의 의미는 뭘까?
자신을 깨우기 위해 준비하라는 나를 위한 알람?

나는 예민한 편이다.
자다가 소리도 잘 듣는다.
애들 방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깬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내도 첫째를 닮았다.
아니 첫째가 아내를 닮았다.
일어날 시간보다 보통 일찍 시간을 맞춘다.
그리고 일어나기 위해 몇 번의 알람을 연속으로 설정한다.

알람을 듣고 일어나기 위해 준비하는, 진짜 알람 전에 듣는 가짜 알람(?)이다.
그래야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매번 깬다.
실랑이를 벌인다.
내가 이겼다.

그래서 요즘 아내는 알람을 연속 설정하지 않는다.
물론 첫째도 이겼다.
첫째도 알람을 여러 개 하지 않는다.

요즘 아내는 알람을 잘 맞추지 않는다.
알람 없이도 잘 깬다.
다만 첫째는 아직 알람을 위한 알람(?)을 맞춘다.

본인이 일어나기 위해 알람을 맞추지만 정작 그 알람은 나를 깨운다.
물론 나를 깨우고 결국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깬다.
알람이 기능을 하긴 한다.

사실 알람 소리에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피곤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알람 소리를 듣고 깨우고, 얼마 뒤에 다시 깨울 때 그 안타까움은 한 점도 없다.
그리고 늘 말한다.

"진짜 일어날 시간에 맞춰!"

... 금요일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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