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영락없다"

소리유리 2024. 5. 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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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은 시간 먹은 밀가루들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매번 같은 일이 반복되지만 미련하게도 또 반복한다. 

약을 한 알 먹고 잠든다. 

영락없이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묵직하고 졸리다. 

 

오늘도 첫째는 합창연습, 둘째는 일찍 가서 친구들하고 수다를 떤다고 이른 시간에 나간다. 

아내도 바쁘다. 

일과 학업 특히 학교 과제들이 많아서 늘 새벽에 자고 일찍 일어나는 피곤의 연속이다. 

 

나는? 

잠시 누워있는다. 

졸음은 계속 오지만 더 누워있으면 퍼진다. 

혼자 밥을 챙겨 먹고 정리하고 집을 나선다. 

 

햇볕이 뜨겁다. 

영락없이 홍제천길로 간다. 

내부순환로가 그늘을 만들어준다. 

경의선숲길은 햇볕을 그대로 받는다. 

 

 

터벅터벅 어느새 홍제폭포에 도착했다.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아름인도서관은 그래도 한적하다. 

책 3권을 반납하고 창가자리에 앉는다. 

 

... 영락없다.

(무엇이조금도 다르지 않고 똑같다.

(예상이나 기대가조금도 틀리지 않고  들어맞다.

 

어느 정도 살다 보니 영락없다는 말을 자주 생각한다. 

직접 말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예측가능하고 그 예측의 정확도가 점점 올라간다는 뜻이다. 

사람, 사건, 현상 등에 있어서 이럴 것이다 하는 것들이 맞아떨어진다. 

정확도는 시간에 따라 비례한다. 

 

사람에 대해서도 몇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 말하지 않은 상황이나 성격 등을 영락없이 맞춘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이해하고 예측한다. 

맞는 경우들이 많다. 

 

그리고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로 나누어진다. 

요즘은 나쁠 때가 많다.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말이다. 

 

영락없이 똑같은 상황도 너무 많다. 

다들 왜 그러는지...

결국 욕심이다. 

 

정석보다는 지름길을 원한다. 

순리보다는 역리가 더 매력적이다. 

아니 역리가 일반화, 보편화되었다. 

역리를 통해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착각한다. 

 

영락없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역시 그곳이다. 

그 사람이, 그곳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부정적인 면에서 예측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영락없다는 말이 결코 부정적인 것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단어는 중립적이다. 

다만 사람들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많이 사용한다. 

나도 그렇다. 

 

영락없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뻔뻔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예측가능해도 밀어붙인다. 

유치하게 어떻게? 하지만 정말 유치하게 눈에 뻔히 보이는 데로 하고 싶은데로 한다. 

속이 뻔히 보여도 상관없을 정도로 뻔뻔하다. 

 

영락없다!

독불장군이다. 

일반적으로 못할 일을 해낸다. 

그 모습을 보며 '영락없네'라는 말을 사용하게 된다. 

 

정치를 시작하면 그 똑똑한 정치인들이 영락없다. 

교회도 그렇다. 

영락없다. 

 

영락없는 속이 뻔히 보이는 유치한 노름에 주변인들이 맞장구를 쳐준다.

침묵으로 동조하기도 한다.  

그 모습도 영락없다. 

 

... 둘째가 읽을 책도 골라보고 나도 책을 읽어야겠다. 

책을 보면 아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도 졸음을 깨며 영락없는 모습에서 벗어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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