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한시적 당당함"

소리유리 2024. 5. 1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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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후에 아침 산책을 나간다. 

경의선숲길에 들어섰다. 

아침에 조금 뭉그적거리다가 조금 늦게 나온다. 

걷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40분 정도면 집에 도착하는데 합정동에 있는 교보문고에 걸어가자고 한다.  

요즘 바쁜 아내다.

운동... 최소한의 걷기도 많이 못한다.  

조금이라도 걸을 기회가 있을 때 같이 걷는다.

 

시간에 맞춰 산책을 하고 집으로 향한다. 

모교 담장 옆에 핀 장미꽃이 좋다. 

사진을 찍어본다. 

 

 

점심을 먹고 정리를 한다. 

반가운 지인에게 전화가 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바로 설 곳이 그렇지 않을 때의 어려움을 느낀다. 

안타까운 현실의 안타까움과 그러한 현실이 너무 즐비하다는 것이 더 속을 상하게 한다. 

또한 그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만든 사람들이 아무런 가책 없이 당당하게 사는 것도 답답하다. 

다만 한시적 당당함이라 그나마 위로가 된다. 

 

합정도 교보문고를 향한다. 

책을 살펴보고 커피 한 잔을 나눠마시며 집으로 돌아온다. 

햇살이 뜨겁다. 

 

 

땀이 없는 아내가 땀이 나는 나를 이상하게 본다.  

나는 땀을 흘리지 않는 아내가 이상하다.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걸었다고 피곤한다. 

 

... 한시적 당당함!

그냥 내가 조합한 말이다. 

한시적... '일정한 기간에 한정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당당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

그때가 되면 절대 당당할 수 없다.

 

지금은 마치 골목대장처럼 으쓱댈 수 있다. 

골목대장이란 말이 재밌다.

골목에 나와 노는 동네 아이들 중에서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아이를 말하는 말이다. 

한시적 당당함을 보여주는 골목대장 같다. 

자신을 추종하고 침묵으로 동조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한시적 골목대장...

 

골목대장 노릇이 끝날 때 진짜 당당함이 드러날 것이다. 

부끄러움은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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