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교토삼굴(狡兔三窟)"

소리유리 2024. 1. 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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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폭포에 있는 아름인도서관에 왔다. 
둘째가 방학이라 일찍 산책을 못 나간다. 
짧은 거리 또는 주말에는 이쪽으로 온다. 
 
온라인에 정기적으로 수요설교, 주일설교를 올리고 있다. 
앞으로 가정예배를 준비 중이다. 영상과 설교문을 함께 올릴 계획이다. 
그 후 가능하다면 성경공부도 영상으로 올릴까 생각 중이다. 
 
사실 오프라인에서는 사역지를 구하기가 힘들다. 
나이 제한이 없는 부교역자 자리는 잘 나오지 않는다. 
또한 담임자리도 거의 없다. 여건이 맞으면 지원서도 넣어보지만 아직까진 적극적이지 않다. 
적극적이어야 하지만 이번일이 아직 여파가 크다. 
20년도 이런데... 대부분 내정되어 있거나 스펙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목사로 설교도 뛰어나야 하지만 연줄, 대형교회 출, 박사, 유학, 출신학교가 더 중요하다. 
그래도 계속 목회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고 멈출 수 없어 당분간은 온라인 공간을 활용한다. 
 
... 오래전 누군가 교토삼굴이라는 말이 있다.  
'꾀가 많은 토끼는 세 개의 숨을 굴을 파 놓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뛰어난 재주로 잘 숨어 재난을 피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서 이야기한다.
 
그 말을 좋아했지만 어느새 잊고 살았다. 
그곳에서는 '굳이?'라는 익숙함에 속고 있었다. 
얼마 전 제자에게 이야기했다. 
난 잊었지만 넌 '교토삼굴'이라는 말을 잊지 말라고...
사실 잊어도 되는 곳에서 잊지 말라는 말이 모순이긴 하다. 
 
한 목회자는 교토삼굴이 아니라 교토칠굴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나중을 위해 여러 자격증 취득하고 현재도 투자와 수입처를 늘여가고 있다. 
그곳에 있을 때는 아니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니 지금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긴 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웃프다. 
 
신학생 때 자끄 엘륄의 '뒤틀려진 기독교'라는 책을 읽었다.
많이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현대 기독교에 대하여 교회에 대하여 강하게 비판하는 책이다. 
교회를 교회라고 지칭하기도 싫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읽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은 책이다 ... 조만간 다시 읽어야겠다. 당시에 많이 어려웠다...
 
나와보니 참 많이 뒤틀려버렸다. 
다시 돌아가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가장 큰 책임이 바로 목사에게 있다. 
지금 쉬어 가는 이때가 굴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니라 새롭게 굴을 튼튼하게 파는 과정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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