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선잠.."

소리유리 2024. 1.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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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잠을 잤다.
깊이 들지 못하거나 흡족하게 이루지 못해서 부족한 잠이라고 하는데 딱 그거다.

아직도 꿈을 계속 꾼다.
자꾸 그곳이 등장한다.
오늘은 모두 폐기하라고 한 것들이 나왔다.
20년의 손때가 묻은 자료와 책, 물건들..

모든 것들이 꼬이고 갑작스러워 정리 못한 아쉬움이 큰 탓이다.
문득 잠에서 깨어...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이 나기 시작해 다시 잠에 들지 못한다.

몰랐던 속 사정을 알고 난 후에 그곳에 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모두 폐기를 결정했지만 그곳에서의 20년도 폐기되었다.

자기 전 기도한다. 꿈에서 나오지 않기를...
생각하지 않으려 하지만 20년의 시간과 사람에 대한 큰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원하지 않는데...
꿈에서 자꾸 나와 흔들어놓는다.

나쁘다...
이런 상황이 나쁘고 나쁜 상황을 만들 사람이 나쁘다.

... 마치 절대 권력을 가진 반지를 소유한 듯 본인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상하고 부정, 불의해도 지배받는 사람들은 끌려간다. 그것이 옳다 여긴다.
평상시 똑똑하고 정의를 외쳤던 사람들도 절대권력에 침묵한다.
침묵이 편하다.

이상하리만큼 순종한다.
몇몇 사람은 분노와 실망으로 그 권력에서 벗어나지만 소수다. 대세는 결정됐다.
그래서 당당하다. 성공했음에 자축한다.
축배를 들며 잔치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3명 중 한 명은 이 사실을 알까..

그들의 선택을 받은 그는 처음부터 같이 간 걸까? 아니면 이 사실을 모를까...
모르는 상황에 나중에 알게 된다면 그도 정당할 수 있을까.. 화를 낼까? 좋아할까?
... 아마도 침묵하지 않을까?

사회보다 무서운 곳...
그곳에 두고 온.. 폐기된 것들도 속상했나 보다.
꿈에 나타나 자신들이 그곳에 있었고 쓰레기로 처분됐음을 굳이 이야기해 준다.

안타깝지만 무엇이 있었는지 잊어야 산다.
하나하나 등장하면 화가 다시 분출된다.
그곳에 나의 것과 20년과 마음이 있었고 이젠 없다.
... 정말 망각의 은혜가 필요하다.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고 했는데...
조금 더 사랑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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